금감원에 피해자 신고 빗발

"이자 더주는 적금이라 권유"
불완전 판매 사실 확인 땐 파산 배당금 받을 수도
“후순위채는 적금과 거의 같은데 이자를 더 많이 주는 거라고만 소개하길래 샀는데 완전 속았습니다.”(솔로몬저축은행 후순위채 투자자 김모씨)

7일 오후 서울 금융감독원 1층 후순위채 피해자 신고센터. 다음달 22일 만기가 돌아오는 솔로몬저축은행 4회차 후순위채에 5000만원을 넣었다는 김씨는 금감원 직원을 붙잡고 연신 눈물을 흘렸다. 그는 “2006년 말에 남편 퇴직금을 가지고 투자한 것인데 거의 다 날리게 됐다”고 울먹였다. 후순위채는 회사 파산 시 상환 순위가 맨 마지막이어서 투자자들은 투자금 대부분을 날리게 된다.

금감원이 이날부터 가동한 영업정지 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자 신고센터에는 하루종일 수백명에 달하는 피해자의 신고와 문의가 잇따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전 9시부터 8개 회선을 가동해 신고를 받고 있다”며 “200여명은 별도로 설치된 현장 상담센터를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번에 영업정지된 4개 저축은행의 후순위채를 산 사람은 7200명에 이른다. 투자액은 2246억원이다. 후순위채가 1150억원으로 가장 많은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우 당장 다음달 22일이 4회차 상환일이다. 2006년 12월 발행된 이 후순위채는 478명이 200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1억원 초과 투자자만 27명에 이른다.

피해자 중 상당수는 후순위채 가입 당시 이를 저축이나 적금 상품으로 오해했다고 주장했다. 저축은행들이 후순위채를 권유하면서 “적금과 거의 다를 바 없다. 이자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말만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상품 구조를 잘 모르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라고 금감원 측은 전했다.

일부는 후순위채의 성격을 알고는 있었지만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항의했다. 한 피해자는 “저축은행이 후순위채를 팔면서 ‘원금을 잃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소개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 후순위채권


발행 회사가 파산했을 때 일반 채권에 비해 상환의 우선 순위가 뒤지는 채권이다. 대신 다른 채권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은행이 발행한 만기 10년 이상 후순위채를 자기자본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은행들이 BIS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이 발행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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