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첫날

인출액, 평상시 4~5배 수준…대기고객 오후 들어 급감
[저축은행 4곳 영업정지 파장] 계열 저축銀 '뱅크런' 없었다

“돈이 묶일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예금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와봤는데 별일 없는 것 같아 그냥 갑니다.”(한국저축은행 계열 경기저축은행 의정부 본점에 4500만원을 맡겼다는 예금자 이모씨)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은 일어나지 않았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발표 이후 첫 영업일인 7일 솔로몬 한국저축은행 등의 계열 저축은행 고객창구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경기저축은행 관계자는 “예금 인출 사태에 대비해 4000억원을 마련했고 저축은행중앙회에서 18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준비했지만 다행히 심각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저축은행의 또 다른 계열사인 진흥저축은행도 사정은 비슷했다. 서울 북창동 본점은 한때 대기 고객 수가 100여명에 이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서는 30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일부 고객이 “과거에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도 매번 안전하다고 주장하더니 결국 무너졌다”며 “우리를 또 속이려 하는 것 아니냐”며 격앙된 목소리로 항의하기도 했지만 “큰 문제 없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영업정지 대상이 아니었는데도 지난 4일 수백억원이 빠져나가면서 ‘불똥’을 맞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예금자들이 다시 몰려들 수 있을 것 같아 영업직원 40여명을 일선 창구에 배치했지만 이렇다할 문제가 없어 오후에 철수시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게임 끝났다”는 한마디로 이날 상황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 계열사들이 예금 인출로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직원 200여명이 고객 불안감을 가라앉히기 위해 영업정지 저축은행과 계열사에 파견나갔으나 상부에 보고할 만한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가지급금 지급을 위해 마련한 설명회도 특별한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뱅크런에 대한 우려가 기우에 그쳤다는 사실은 예금 인출금액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영업마감시간인 오후 4시 까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계열사에서 빠져나간 돈은 390억원이다. 솔로몬 계열인 부산솔로몬과 호남솔로몬 고객들은 각각 67억원, 86억원을 찾아갔다. 한국 계열은 진흥저축은행에서 136억원이 인출된 것을 비롯 경기와 영남저축은행에서도 70억원과 31억원이 빠져나갔다.

평상시보다 4~5배 많은 수준이지만 월요일에는 예금 인출 규모가 평소보다 많은 데다 3일과 4일에 3000억원 이상 돈이 빠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수준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박종서/장창민/김일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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