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화려한 비상이 놀랍다. 이 회사는 엊그제 프리미엄 대형 세단인 K9을 공개하며 벤츠, 아우디, BMW 등 세계적인 명차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형차인 K5 등에서 보여줬던 파격적인 디자인과 품질에다 첨단 신기술을 더하면 내로라하는 업체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1997년 부도로 쓰러졌던 기아차(42,250 +0.24%)가 불과 15년 만에 이렇게 도약할 수 있으리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실제 현대차가 1998년 기아차를 인수할 당시엔 비관론만 무성했다. 경영정상화에 최소 5년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서부터 현대차마저 동반부실에 빠질 것이란 얘기까지 나왔다. 그렇지만 기아차는 인수된 지 1년 만에 보란 듯이 흑자를 냈다. 더욱이 작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사상최대 실적을 올렸고 이런 추세는 올 1분기에도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기아차는 이번 K9 출시를 계기로 경차에서부터 고급 대형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럭 등 상용차에 이르기까지 전체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런 자동차회사는 전 세계를 통틀어도 얼마 되지 않는다. 해외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을 중요한 원인으로 꼽는다. 역동적인 오너경영이 이런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사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같은 성공사례도 없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MBA스쿨에서 이들 업체를 집중 조명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선 오너경영이라면 무턱대고 죄악시하고 성토하는 목소리만 높다. 경영학교과서조차 오너경영은 황제경영이라며 전문경영인체제로 가야 한다는 주장 일색이다. 그러나 오너경영이 없는 나라가 없다. 미국 S&P 500대 기업 중 35%가 가족경영기업이지만 이들 기업의 지배구조가 문제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과거 기아차 부도 직후 지분을 분산시킨 국민기업을 지켜야 한다며 독자회생론, 공기업화 같은 주장을 폈던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이런 사람들은 지금 다 어디 갔나. 오너경영체제가 옳으냐, 전문경영인체제가 옳으냐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다. 강단 좌파의 공허한 말장난은 이제 그만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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