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수입차 블랙컨슈머들, 행태 살펴보니
국내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수입차업계가 한국판 '블랙컨슈머'로 골치를 앓고 있다. 블랙컨슈머란 의도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일부 소비자들을 말한다.

어느 산업이나 블랙컨슈머가 있기 마련이지만 수입차의 경우 그 피해액이 억 단위로 뛰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크다는 게 2일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독일 수입차 브랜드 포르쉐의 경우 고가 옵션을 추가하는 운전자들이 무조건 반가운 것은 아니다.

포르쉐는 차의 일부분에 운전자의 이름을 새길 수 있다. 이 옵션을 요청할 경우 3, 4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대부분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선호하는 옵션을 미리 장착해 제작해 놓았다가 판매하기 때문에 하루 이틀이면 차를 받아볼 수 있다. 하지만 개인 이름을 새기는 것은 외국 본사의 제작 과정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기간을 감수할 자신이 있다며 옵션을 신청한 고객이 '연락 두절'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 포르쉐 관계자의 말이다.

"연락이 닿질 않아 알아 보니 예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 부담스러워 '잠적'한 것이었다" 며 "일부 고객들은 사업이 망하는 피치못할 사정도 있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 경우 주문자의 이름이 새겨진 차량의 일부분을 떼어내야 하기 때문에 '눈물의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도요타자동차는 이미 구매한 수입차를 '신차'로 바꿔달라며 '떼'를 쓰는 고객을 예로 들었다. 옷을 샀는데 팔 부분의 올이 나갔다면 교환해 달라는 격이다.

"신차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사고가 난 고객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 고객이 든 보험의 수령액보다 실제 피해액이 더 큰 거예요. 그러자 이 고객은 저희에게 찾아와 다짜고짜 제조 불량이라며 교환을 요구했죠."

고객들의 무리한 민원에도 수입차 업계는 참을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수입차 브랜드 이미지상 서비스가 우선시돼야 하기 때문.

한 수입차 관계자는 "수입차 업계에서 '블랙컨슈머'는 감내해야 하는 부분" 이라며 '블랙컨슈머'에 관해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전시용 차량도 제값에 팔지 않고 작은 흠집도 꼼꼼하게 체크하는 만큼 차 상태에 관해 완벽하게 숙지를 하고 있어 억울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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