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의 3층 건물 중 1층에 있는 82.5㎡(25평) 규모의 설렁탕 전문점을 창업해 2년째 운영하고 있는 정희승(57)입니다. 호텔의 한식조리장으로 일하다 구조조정으로 인해 독립해 창업했습니다.

내부 구조는 온돌식 방으로 돼 있고 테이블은 18개입니다.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20만원을 내고 있고 총 창업비용이 900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제가 주방을 맡고 홀은 아내가 보고 있는데, 점심 때는 시간제로 아르바이트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입니다. 음식 메뉴는 설렁탕(6000원) 도가니탕(1만2000원) 우거지갈비탕(8000원) 해장국(6000원) 등이며 안주류로 도가니수육, 매운갈비찜, 갈비전골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2010년 4월에 문을 열었는데, 바로 그 해에 구제역 파동이 일어나 매출이 줄더니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식재료를 최상품으로 사용하다 보니 원가 비중이 높은 데다 월세 120만원과 가스·전기요금 100만원, 기타 경비 등을 내고 나면 손에 쥐는 게 별로 없습니다. 문제점은 무엇이며 점심과 저녁 메뉴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가격은 적당한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Small Biz] 꼬리곰탕ㆍ도가니탕 전문점으로 명품화를
A. 의뢰인의 매장이 있는 진접지구는 대부분 아파트가 30평형대 위주로 소비력이 강한 젊은 층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장현리와 오남리에 걸쳐 이뤄진 상권이지요. 이 지역은 1차 생필품에 대한 소비는 충족하고 있으나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상권이 조성되지 않았습니다.

설렁탕 전문점은 메뉴와 조리의 간편성 때문에 기존 한식집의 복잡한 메뉴에 지친 음식점 주인이나 새롭게 음식점을 창업하려는 초보 창업자에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최근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마진이 높다는 점과 조리가 간단하고 인건비도 적게 들 뿐 아니라 24시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는 업종입니다.

의뢰인의 매장 경영을 분석해볼 때 손익분기점이 하루 매출 53만원 정도이므로 1인 판매단가를 8500원으로 계산할 때 하루 63명의 고객이 방문해야 하는데 실제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상품별 매출 비중은 설렁탕이나 해장국 등 단품이 80%이며, 안주류 등은 20%를 차지합니다. 회전율이 빠른 상권이 아닌 경우 저녁 매출을 올려주는 메뉴를 추가해야 합니다.

설렁탕이나 곰탕 전문점을 찾기는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심지어 도가니탕 전문점도 더러 보입니다. 그런데 꼬리곰탕집은 읍내를 아무리 둘러 보아도 전문점이라고 간판을 내건 곳이 별로 없습니다. 꼬리곰탕 전문점이나 도가니탕 전문점으로 컨셉트를 명품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메뉴인 설렁탕 등 국물요리는 그대로 유지하고 꼬리곰탕을 추가하세요. 도가니탕을 전골 형태로 만들어 직장인 회식 메뉴와 배후 아파트단지 소비자들의 보양 메뉴로 내놓는다면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점심 메뉴에 들어 있는 냉면과 해장국을 없애고 비교적 가격 부담이 없는 곰국시를 점심 메뉴로 개발해 고객을 늘려야 합니다. 곰국시는 양지머리와 사골, 무 등을 넣어 잘 우려낸 국물에 국수를 말아 내놓습니다. 밀가루를 반죽할 때 밀가루 외에 콩과 계란이 더 들어가면 감칠 맛이 납니다.

매장 외부 이미지는 전통음식과 도가니탕 또는 꼬리곰탕에 초점을 맞춰 심벌마크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릇에 담긴 도가니탕을 단순화시켜 심벌을 만들어 보세요. 내부 메뉴판은 한눈에 메뉴를 보고 주문할 수 있도록 주방 입구에 제작물을 설치하고 조명을 가미해 외부 홍보용으로도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음식의 가격 결정은 신중해야 합니다. 식재료를 고급으로 쓰더라도 점포의 시설이나 서비스, 매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고객들이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음식점은 실속있고 푸짐하고 맛있다는 느낌을 줘야 성공합니다. 가격 인하보다는 넉넉한 인심을 베푼다는 느낌을 들도록 서비스로 줄 수 있는 상품을 연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홍보를 위해 행정기관에서 지정하는 곳에 현수막 광고를 시도하는 게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현수막을 제작할 때는 핵심 메뉴인 도가니탕과 꼬리곰탕, 곰국시 등의 가격을 적어 놓는 게 좋습니다. 테이크아웃 고객들에게 설렁탕을 포장판매하고 있는데 이를 외부에 적극 알려 부가적인 매출을 올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깍두기 배추김치 등을 점포에서 직접 담그고 숙성시킨다는 점을 강조하고 카운터에 냉장 진열장을 배치, 가격을 명시해 테이크아웃 매출을 늘려가야 합니다.

정리=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 ceo@yunhap.net

자영업희망콜센터 (02)360-4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