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참석 대신 독일로…전기차 협력 확대 논의
글로벌 보폭 넓히는 이재용…BMWㆍ지멘스 CEO와 회동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사진)이 29일 독일에서 BMW와 지멘스 최고 경영진을 잇따라 만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차량용 반도체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사장이 독일 뮌헨에서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 회장과 피터 뢰셔 지멘스 최고경영자(CEO)를 연이어 면담했다”며 “주로 전기차 배터리와 전장 부품사업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당초 27일부터 3월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 사장이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갑자기 독일로 간 것을 두고 삼성이 전기차 부품 분야에서 BMW, 지멘스 등과 구체적인 협력 관계를 맺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BMW는 전기차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지멘스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모터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어서다.

BMW는 앞서 2009년 8월 삼성SDI와 독일 보쉬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를 전기차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한 데 이어 이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 i3와 i8을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했다.

작년 초엔 BMW 이사회 멤버들이 삼성 인사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삼성전자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같은 해 5월엔 BMW 본사에서 ‘삼성-BMW 테크데이’를 개최해 전기차 전장부품을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삼성과 지멘스는 수십년간 전자·전기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이날 회동을 계기로 전기차 분야로도 협력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지멘스는 전기차 모터와 발전기(제너레이터)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며 작년 9월 볼보자동차와 전기차 개발 협약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 현대자동차와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 협약(MOU)을 맺고 올해 말까지 제품을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28일(현지시간) MWC에서는 도요타와 함께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작년 11월에 열린 ‘삼성 기술전’에선 전기차용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자동주차를 할 수 있는 칩과 내외부 환경 조건을 측정하는 센서 반도체를 공개했다. 삼성전기는 전기차 모터와 전기차 충전 시스템을 내놨다. 제일모직과 삼성토탈은 자동차 경량화 소재를 전시했다.

삼성 관계자는 “전기차가 미래 유망한 분야로 꼽히면서 배터리와 전기차 부품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 사장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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