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7억弗 굴리는 KKR, 서울에 '내집마련'
세계적인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가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한국 시장 투자와 영업을 본격화한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KR은 다음달 중 서울 센터원빌딩 35층에 서울사무소를 열 예정이다.

KKR은 그동안 홍콩을 중심으로 국내에 투자해 왔다. 필요할 경우 국내 호텔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해 업무를 처리했다. 그런 만큼 센터원빌딩에 사무소를 내는 것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티브 오큰 KKR 아시아·태평양지역 커뮤니케이션 총괄 이사는 “2010년부터 운영해온 서울사무소를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KKR의 사무소 개설을 국내 투자와 펀딩(자금 조달)을 본격화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투자 계획도 있겠지만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가를 관리하는 등 영업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서울지점 인력 채용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KKR은 바이아웃(경영권 매매) 위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로 운용 규모가 587억달러(66조원)에 이른다. 블랙스톤 칼라일과 함께 글로벌 사모펀드업계 ‘빅3’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2007년 만도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2009년엔 18억달러(2조3000억원)에 오비맥주 경영권을 인수했다.

외환위기 직후 한국에 투자해 재미를 봤던 글로벌 사모펀드들도 다시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은 지난해 말 국내 토종 펀드인 보고펀드와 제휴를 맺고 국내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 기회가 늘어나면 서울사무소도 개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자회사 뉴브리지캐피탈을 통해 제일은행과 하나로텔레콤 경영권을 인수한 후 매각해 큰 이득을 봤다.

헨리 크래비츠 KKR 회장과 데이비드 본더만 TPG 회장은 지난해 잇달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방문, 투자 의사를 타진했었다.

좌동욱/김석 기자 leftking@hankyung.com

마켓인사이트 2월6일 오전 8시33분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