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교육자금 마련하려는 30대, 장마저축+펀드+어린이보험 활용
‘트리플 30 시대’라는 말이 있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인생을 30년 단위로 세 가지 시기, 즉 출생 후 부모의 도움을 받아 성장하는 시기 30년, 30세부터 사회에 나가 가정을 꾸리며 왕성한 경제생활을 하는 30년, 은퇴 후 남은 여생을 살아가는 30년으로 나눌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30대는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출발점이자 인생의 재무적 기초를 닦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는 자산을 점차 늘려 가면서 내집 마련을 위한 주택자금, 자녀 양육을 위한 교육자금, 은퇴 이후의 노후 생활자금 등을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

주택·교육자금 마련하려는 30대, 장마저축+펀드+어린이보험 활용

○필수 포트폴리오 짜서 빨리 실행

현실은 만만치 않다. 실업난 속에 30대들의 취업과 결혼 시기는 점점 늦어지고 있고 40대가 되면 늘어나는 사교육비 때문에 사실상 저축이 어렵다. 또 퇴직 시기는 빨라지고 평균 수명이 늘면서 길어진 노후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30대의 재무설계는 자산 포트폴리오의 큰 그림을 그려 보고 이에 맞춰 빠르게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 이 시기의 준비와 실천력에 따라 남은 인생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30대의 재무목표로는 주택 구입자금, 자녀 교육자금, 노후 생활자금 준비를 꼽을 수 있다.

재무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구체적이고 촘촘한 재무설계가 필요하다. 3~4년간 공들여 모은 적금으로 별 생각 없이 자동차를 사는 데 써버리고, 또다시 별다른 계획 없이 단기 저축에 반복적으로 가입하는 행동은 재무설계 부재에서 오는 단적인 모습이다.

재무목표 달성을 위한 가장 기본 원칙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것이다. 반드시 30대 필수 금융상품에 빠짐 없이 가입하고 소득의 절반 이상을 꾸준히 저축·투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30대 필수 금융상품이란 내집 마련을 위한 주택청약저축, 노후 준비를 위한 연금보험, 위험 보장을 위한 종신보험을 말한다. 그 외의 금융투자는 안정성에만 집착하지 말고 연 7~8%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되 장기투자, 분산투자, 적립투자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비과세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주택마련 자금, 자녀 교육자금은 다른 주머니에 담아라

내집 마련은 서두르지 말고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무리한 대출로 구입할 경우 대출이자가 상승하거나 집값이 하락하면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소득이 원리금 상환에 쓰여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장기간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 주택마련 자금은 일단 7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생각한다면 주택마련장기저축을 선택할 수 있다. 월 납입금에 따라 연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도 가능하다. 소득공제 혜택과 함께 좀 더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장기주택마련펀드에 투자해도 좋다.

10년 이상의 장기투자라면 변액유니버셜보험도 고려할 수 있다. 펀드 변경을 통해 주식과 채권 비율을 조정할 수 있고, 추가 납입 등으로 관리하기 편하며 중도에 필요하면 찾을 수도 있다. 10년 이상 투자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어 언제든지 입·출금이 자유로운 비과세 통장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주택마련장기저축과 변액유니버셜보험을 적절히 나눠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자녀 1인당 양육비용은 사교육비를 포함해 평균 2억8000만원가량이다. 이 많은 돈을 마련하는 방법은 미리부터 조금씩 준비하는 것밖에 없다.

교육자금 마련은 대략 15~20년 후를 감안해 긴 안목에서 투자할 수 있는 장기 적립식 펀드나 어린이변액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금리가 상당히 낮은 요즘 운용 기간이 짧은 은행 적금 등을 고수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은행보다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저축은행 등의 정기적금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 다만 금융회사별로 예금자 보호가 가능한 5000만원 한도를 넘지 않는 게 좋다.

○연금저축보험+변액연금으로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3층 연금구조가 일반적인 노후 준비 대책이다. 국민연금은 최소한의 노후 보장을, 퇴직연금은 기본적인 생활을, 개인연금은 보다 여유 있는 노후를 준비하는 게 목적이다. 그러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낮은 편이고 퇴직연금도 개인에 따라 편차가 있으므로 부족한 금액은 개인연금을 통해 충분히 보완해야 한다.

노후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일찍 준비할수록 장기 투자에 의한 복리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어서다. 자신이 목표하는 노후생활에 맞는 연금 규모를 계획했다면 지체하지 말고 하루라도 서둘러야 한다. 수익률이 8%인 금융상품에 투자했을 때 만약 30세부터 시작한다면 매월 67만원으로 60세에 10억원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40세에 시작한다면 매월 169만원, 50세가 돼서야 시작한다면 매월 543만원을 납입해야만 가능하다.

노후 준비를 위한 대표적인 상품은 연금보험이다. 세제 혜택에 따라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세제적격) 연금저축보험과 소득공제 혜택은 없지만 다양한 세제 혜택이 있는 일반 연금보험으로 구분된다. 다시 일반 연금보험은 공시이율로 적립금을 쌓아줘 안정성이 좋은 공시이율형 연금보험과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인 변액연금보험으로 나뉜다.

노후 준비는 월 소득의 15~20% 안팎이 적당한데 30대 직장인이라면 소득공제 혜택을 활용해 연금저축보험과 변액연금보험으로 나눠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연금저축보험에 매월 33만원씩 불입하면 연간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나머지 금액은 공시이율형 연금보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하기를 권한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가 예측되는 가운데 시중금리를 반영하는 공시이율형 연금보험으로는 노후 연금의 실질적인 가치를 지키기 어렵다. 이에 반해 변액연금보험은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좋지 않더라도 장기 투자에 따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종신보험으로 재무설계 기초 튼튼히

30대 재무설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보장계획이다. 위험 대비를 위한 보장계획은 모든 재무설계에서 기초공사라 할 수 있다. 예기치 않은 가장의 사망은 가족 구성원의 삶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이다. 실제 발생할 경우 재무목표 달성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무의미해진다. 가장의 위험 대비를 위한 대표적인 상품은 종신보험이다. 사망 원인과 시기에 관계 없이 보장돼 가정의 마지막 버팀목 역할을 한다.

주택·교육자금 마련하려는 30대, 장마저축+펀드+어린이보험 활용
종신보험은 일반적으로 연소득의 5배 정도를 가입하는 것이 적당하다. 보험료가 부담스럽다면 저렴한 정기보험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가장의 종신보험 외에 배우자와 자녀를 위한 건강보험 실손보험 등 가족의 보장성 보험료는 월 소득의 8~10% 수준이 적당하다. 종신보험은 노후에 연금보험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비상 예비자금을 적절히 준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비상 예비자금은 입·출금이 자유롭고 단기간 예치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증권회사 CMA 계좌와 은행의 MMF 계좌가 좋다. 비상 예비자금은 매월 총 지출의 3~6개월에 해당하는 금액을 준비하는 것이 적절하다.

김계완 교보생명 강남노블리에센터 웰스매니저 kimkwewa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