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영업이익률 37.4% 그 이면엔…
‘직원 1인당 이익이 연간 4억5000만원에 이르고 3개월에 삼성전자 1년 영업 이익 이상을 버는 회사.’

미국 뉴욕타임스 표현대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칭송을 받고 벤치마킹 모델로 자주 인용되는 기업’인 미국 애플 얘기다. 이런 찬사에 부응하듯 애플은 작년 4분기 37.4%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649달러인 아이폰4S 1대를 팔아 40%에 가까운 243달러를 남겼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애플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의 수익성은 얼마나 될까. 애플이 지난 13일 공개한 세계 153개 주요 협력사 중 대만 상장사 9곳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작년 3분기 기준 3.2%였다. 애플이 30.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이 기간에 애플 협력사 중 부품 및 조립 의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대만 업체들은 한국 제조업 영업이익률 평균(5%)에도 못 미치는 수익성을 보인 셈이다.

한국 제조업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낸 곳은 애플 PC의 알루미늄 케이스를 공급하는 캐처 테크놀로지 등 3개사에 그쳤고 나머지 6개사는 1.5% 이하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아이패드와 맥북 등을 조립하는 인벤텍 어플라이언스와 페가트론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3%, 1.2%였으며 애플에 터치패널을 공급하는 윈텍의 영업이익률은 0.6%에 불과했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사인 컴펙(-2.2%)과 아이폰 및 아이패드용 터치스크린 센서를 만드는 치메이 이노룩스(-12.7%)는 아예 영업적자를 냈다.

게다가 휴대폰을 조립하는 대표적 협력업체 폭스콘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하는 추세다. 아이폰이 처음 나온 2007년 1월 폭스콘의 영업이익률은 3.7%였다가 이듬해 1%대로 떨어졌다. 작년 2분기엔 0.9%까지 하락한 뒤 3분기에 1.5%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18.7%에서 30.8%로 상승했고 작년 4분기엔 37.4%로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해야 한다는 한국적 관점에서 보면 애플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