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Story - 배당소득 사회 환원…3년 후 퇴진 선언

한경과 단독 인터뷰

항체 바이오시밀러 출시 앞둬, 내년부터 배당…年200억 예상
회사 소재 인천·충북지역 소외계층 지원에 쓰겠다
차기 CEO는 전문경영자로"자식엔 대물림 않겠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파격 "배당금 전액 평생 기부"

오는 5월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복제의약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바이오제약사 셀트리온(302,000 +0.33%)의 서정진 회장(56·사진)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보유주식(26만8000주·전체 주식의 50%)에 대한 배당금 전부를 내년부터 죽을 때까지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서 회장은 이날 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사회 환원으로 국민과 지역주민들이 기업·기업가를 바라보는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개발하는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여태껏 배당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5월께 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와 유방암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가 40여개국에서 출시되면 내년부터 배당 여력이 생길 것으로 서 회장은 전망했다. 회사 측은 서 회장의 셀트리온헬스케어 배당금이 2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유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거액을 사회에 기부한 사례는 많다. 하지만 서 회장의 사회 환원은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신이 받게 될 배당금을 평생토록 지역사회에 기부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종신 기부’다.

실적에 따라 주식 가치가 오르내리기 때문에 ‘얼마를 내놓겠다’는 총액 개념이 아니다. 서 회장은 “2006년 설립한 셀트리온복지재단이 주식 배당금을 관리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사회인 인천과 충북지역 차상위계층의 빈민구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에는 셀트리온 본사가, 충북은 서 회장의 고향(청주)이면서 셀트리온제약이 들어서 있다.

서 회장은 다음달로 셀트리온을 창립(2002년 2월26일)한 지 만 10년을 맞는다. 1999년 당시 몸담고 있던 직장(대우자동차)의 워크아웃 결정과 인력구조조정으로 하루아침에 백수 신세가 됐던 그다. 하는 일 없이 2년을 보내다 ‘바이오가 뜬다더라’는 말 한마디에 옛 직장동료 6명과 집을 담보로 잡고 사무실을 차린 게 국내 최초 바이오기업의 첫출발이었다. 지금은 시가총액 4조2240억원(16일 종가기준)의 코스닥 대장주다.

서 회장은 작년 말 현재 셀트리온 주식 평가금액이 1조210억원으로 국내 주식부자 25위에 올라 있다.

셀트리온이 만든 세계 최초의 항체바이오시밀러는 올 상반기 한국에서 허가를 받고 내년 유럽, 2015년 미국 등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특허 약품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판매될 예정이다.

“지난 10년을 100일처럼 살아왔다. 제품 하나 없이 외자(싱가포르 테마섹, JP모건) 유치로 1조원 이상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사기꾼 아니냐는 사람도 있는데 올해 제품이 출시되면 모든 논란은 뒤로 묻힐 것이다. 회사가 정점에 오른 만큼 이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할 생각이다.”

서 회장은 “2015년께 글로벌 판매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해 12월 셀트리온 회장직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만 남겠다”고 강조했다. “축성이 끝나면 창업주가 물러나야 한다. 차기 CEO는 전문경영자로 갈 것이고 회사를 케미컬, 백신, 호르몬, 항체 사업부문별 집단경영체제로 전환시키겠다.”

‘너무 이른 퇴진이 아니냐’는 질문에 서 회장은 “아쉬울 때 떠나고 싶다. 이사회 의장직을 통해 셀트리온 최대 주주 신분은 유지하겠지만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겠다. 자식에게도 대물림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인천=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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