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보다 이익 많으면 주가도 '쑥~ 쑥'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실적 발표와 '어닝 서프라이즈'
삼성전자 주가가 새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신기원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3일 2.31% 상승한 110만5000원에 마감했다. 사상 최고가다. 이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4조74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년 3분기보다 5000억원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1월4일 한국경제신문

실적 발표와 '어닝 서프라이즈'
☞ 증권거래소에서는 매일 주식이나 채권, 선물(先物) 상품 등이 거래된다. 기업들은 주식 등을 발행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들은 여유자금을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증권거래소는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일정한 요건을 갖춘 주식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증권거래소 운영기관(한국의 경우 한국거래소)이 회사 주식을 거래소에서 매매할 수 있는 종목으로 지정하는 것을 상장(上場·listing)이라고 하고 이렇게 상장된 회사를 상장사라고 한다. ‘listing’은 주식시세표의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는 의미다. 국내 증권시장에는 작년 말 현재 총 1822개사의 1974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상장 종목 수가 상장사 수보다 많은 것은 보통주 외에 우선주 등도 발행해 매매하는 상장사가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들은 증권시장을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대신 투자자 보호를 위해 경영 상태를 투명하게 공개(공시)하는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실적 발표는 바로 이런 의무의 하나다.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이라면 1년에 네 번 실적을 발표해야 한다. 가령 회계연도가 매년 1월1일부터 12월31일인 12월 결산법인이라면 1분기 실적, 반기 실적, 3분기 실적, 연간 실적을 공개한다. 실적 발표일도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는데 분기와 반기 실적은 회계가 끝나는 날로부터 45일 이내, 연간 실적은 90일 이내다. 따라서 12월 결산법인이라면 1분기 실적은 1분기를 마감한 3월 말부터 45일 이내인 4월15일 이전에 실적을 공개해야 한다. 연간 실적은 회계연도가 끝난 날(12월31일)로부터 90일 이내인 다음해 3월 말 이내다.

이처럼 분기나 반기, 혹은 회계연도가 끝나고 상장사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시기가 ‘어닝 시즌(earning season)’이다. 어닝 시즌 기간에는 투자자들과 회사 경영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의 눈은 관심있는 상장사들의 실적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쏠린다. ‘어닝 서프라이즈’는 말 그대로 ‘깜짝 실적’으로 회사의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등이 기대 이상일 경우에 해당한다. 반대로 기대보다 성적이 나쁠 경우 ‘어닝 쇼크’로 불린다. 실적을 구분하는 기준은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등 구체적인 숫자가 아니라 시장의 기대(예상)를 뛰어넘는가 아니면 못 미치는가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상장사의 2011년 영업이익이 1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실제 이익이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면 1000억원이 많은 액수이긴 하지만 어닝 서프라이즈는 아니다. 애널리스트들은 평소에 상장사들의 실적을 전망해 보고서를 내놓는데 이런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를 합산, 평균한 게 시장의 기대치로 볼 수 있다. 이를 시장 컨센서스(consensus)라고 한다.

상장사들의 경영 실적을 판단하는 지표에는 △수익성 △성장성 △유동성 △안정성 △활동성 지표 등 여러 지표가 있는데 어닝 시즌에 가장 주목받는 지표는 수익성 지표 가운데 주당순이익(EPS, Earning per Share)이다. EPS는 자본금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발행 주식 1주당 얼마의 이익을 냈는가를 알려준다. 예를 들어 같은 업종을 영위하는 경쟁 기업인 12월 결산 B사와 C사의 2011 회계연도 EPS가 각각 2만원, 5만원이라면 C사의 실적이 훨씬 좋다는 뜻이다. 실적은 전기(전분기, 전년 동기)와 비교한 EPS나 매출, 영업이익 등으로도 판단한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높을 경우 해당 기업의 주가는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주가는 실적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초부터 강세를 보이는 것은 스마트폰 디지털TV 등에서 세계 1등 자리를 굳히고 있는 덕분이다. 주가에 발행주식 수를 곱해서 구하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볼 때 지난달 30일 기준 삼성전자의 달러 환산 시가총액은 1346억달러로 전 세계 IT(정보기술) 기업 중 5위다. 삼성전자보다 시가총액이 큰 기업은 애플(3764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2183억달러) IBM(2167억달러) 구글(2092억달러) 등 4개뿐이다. IT 하드웨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노동생산성은 2011년 1, 2분기에 둔화했으나 3분기에는 18개월래 가장 빠른 증가세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했다. 특히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2.9% 뛰었다. 미국의 노동생산성 상승세는 대부분 선진국보다 빨랐는데, 이는 유연한 노동시장과 진취적인 기업문화 덕분으로 풀이된다. -2011년 12월31일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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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한 사람이 1시간 일해 만든 재화·서비스 양(量)

노동생산성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실적 발표와 '어닝 서프라이즈'
☞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9년 기준 4만6360달러인 반면 아프가니스탄은 310달러,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는 160달러에 그쳤다. 왜 지구상에는 잘사는 나라가 있는 반면 못사는 나라가 있는 것일까. 국가 간 국민소득 격차나 오랜 시간에 걸친 한 나라의 국민소득 차이는 생산성(productivity)의 차이, 즉 국민 한 사람이 1시간 일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 차이에서 기인한다. 소득격차는 곧 삶의 질 차이로 나타난다. 노동생산성은 크게 시간당 노동생산성과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으로 나눌 수 있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명목 GDP(국내총생산)를 총 노동시간으로,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명목 GDP를 취업자 수로 나눠 구한다.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높아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경기 침체로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하는 근로자들이 추가 근무를 하거나 새로운 업무를 맡도록 설득하는 게 쉬워졌기 때문이다. 노조가 있는 기업에서도 노동 유연성이 높아졌다는 보고서도 나온다. 둘째는 기업들이 불황기에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자본 지출을 늘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요컨대 경기 침체로 미국 기업들의 체질이 개선됐다는 얘기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는 경기가 다시 좋아질 때 미국 기업이 번영을 구가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갖게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럼 미국과 한국의 노동생산성을 비교해보면 어떨까. 지식경제부와 생산성본부에 따르면 한국의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을 100로 볼 경우 미국은 2010년 기준 169.5, 독일 127.4, 영국 129.2, 일본 114.7로 한국이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생산성은 △근로자 1인당 물적자본(생산에 투입되는 장비나 건물) △근로자 1인당 인적자본(교육·훈련 등을 통해 체득되는 지식) △근로자 1인당 자연자원 △기술지식의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이가운데 물적자본 못지 않게 한 나라의 장기적 번영을 좌우하는 변수는 인적자본으로, 경제학자들은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