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나눔경영'] '생색내기 봉사'는 가라 … 대학생 팀장 따르며 '솔선수범'
대한생명이 운영하는 청소년봉사단 ‘해피프렌즈’는 중·고등학생 봉사활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청소년 봉사활동은 대학입시에 도움을 받기 위한 생색내기에 그치거나 의욕을 갖고 참여하더라도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흐지부지되고 말았던 경우가 많았다. ‘해피프렌즈 청소년 봉사단’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06년 1월 출범했다.

◆대학생 팀장의 가이드

대한생명이 구호단체 월드비전과 함께 설립한 해피프렌즈는 전국 10개 지역 30개 중·고등학교의 학생 330여명이 참여해 월 1회 이상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방학기간에는 다양한 형태의 봉사캠프도 실시한다.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대학생 팀장이다. 중·고등학생들은 시간에 제약이 많고 신체적 한계로 일반 성인과 같은 봉사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복지단체가 꺼리는 경우가 많아 1회성 행사로 끝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청소년들이 알차게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학생 팀장을 둔 것이다. 대학생 팀장은 사전에 봉사활동 관련 교육을 충실히 받은 뒤 봉사단원을 모집할 때부터 학교와 학부모를 직접 찾아 봉사활동의 의의와 배경을 설명한다. 매달 봉사활동 기획회의를 소집하고 연락을 담당하며 봉사활동 장소를 물색하는 것도 대학생 팀장의 몫이다. 청소년 봉사단원들이 오롯이 봉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단원들은 팀장을 구심점으로 믿고 따르며 더욱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문화 속 같은 우리 다 모여라’

지난 4월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는 ‘제6기 해피프렌즈 청소년 봉사단’ 발대식이 열렸다. 발대식에는 봉사단원 330명과 대학생 팀장 33명, 월드비전 각 지역 담당자 10명이 참석해 앞으로 1년간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은 특히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다문화가정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데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다(多)문화 속, 같은 우리! 다(多) 모여라~’ 라는 슬로건을 주제로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봉사단원들은 다문화 존중 캠페인을 벌이기 위해 피켓도 만들고 여러 가지 자료도 준비했다. 해피프렌즈는 다문화 캠페인뿐만 아니라 미아예방 캠페인, 연말 결식아동 돕기 모금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연탄배달부터 집짓기까지

여름방학을 이용한 여름 봉사캠프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장이었다. 기름 유출 피해 복구에 주력하고 있는 충남 태안을 찾아 해변정화활동을 벌이기도 했고 해비타드 사랑의 집짓기 현장에서 건축자재를 나르는 등 집짓기도 도왔다. 지난 8월에는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찾아 감자 캐기, 농작물 제초 작업 등의 농촌봉사를 실시했다. 폭우로 피해를 입은 노인 가정을 방문해 집안 정리와 수리도 도왔다.

매년 겨울방학 때는 강원도 태백지역을 찾아 독거노인 분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연탄을 전달한다. 설을 맞아 사골국물, 떡국 떡, 만두 등의 명절음식을 전달해 드린다. 지난 1월에는 300여명의 봉사단원들이 직접 강원도 영월 태백 도계 사북지역의 250여 저소득가정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연탄 6만5000여장을 전달하는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펼쳤다.

◆최우수팀에는 해외봉사 기회

1년 동안 열심히 봉사활동을 벌인 최우수 봉사팀에는 해외 자원봉사의 기회가 주어진다. 아프리카 케냐를 찾아 야생동물들이 어린이를 해치지 못하도록 울타리 공사도 하고 4㎞를 걸어 직접 물을 긷기도 한다. 캄보디아 베트남 엘살바도르 인도 등을 방문해 현지 청소년들과 문화교류의 시간을 갖고 초등학교 담장 페인트칠 등의 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지난 9월에는 동유럽 보스니아로 8일간 해외 봉사활동을 떠나 사라예보 인근 지역의 아동 보호시설을 방문하고 현지 청소년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또 현지 역사 박물관과 종교 유적지 등을 탐방하며 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상호존중의 가치를 깨닫는 기회를 가졌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지난 5년간 1500여명의 청소년이 해피프렌즈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며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건강하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피프렌즈 청소년 봉사단을 앞으로도 적극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