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한경광고대상] 팍팍해진 삶에 꿈과 나눔을 심다
올해는 ‘희망’과 ‘꿈’, ‘나눔’을 강조한 광고들이 눈에 띄었다. 물가상승, 취업난 등 소비자들의 삶이 팍팍해지면서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광고가 인기를 끈 것이다.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광고 트렌드를 이끄는 데 한몫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광고도 공생발전, 상생경영 등을 나타내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저축은행 부실사태, 대형 해킹 사건 등의 영향으로 기업의 안정성과 신뢰감을 표현하는 광고도 적지 않았다.

한경광고대상을 수상한 삼성그룹은 ‘Together for Tommorow(함께하는 내일)’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동반성장과 나눔의 가치를 몸소 보여주는 실제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다문화 가정의 꿈 많은 아이들, 인공 와우(달팽이관) 수술로 청력을 회복하고 클라리넷 연주자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강주현 양 등을 모델로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꿈꿀 수 있는 나라, 모두 함께 만들어 가는 대한민국의 내일입니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크리에이티브상을 수상한 SK의 ‘행복의 방법을 나눕니다 OK! SK-열매 한 알’ 편은 기업이 실천하는 나눔의 새로운 모습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SK는 69개 사회적 기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방과후 수업 지원 등을 펼치고 있다. 광고는 ‘열매 한 알을 다람쥐에게 주면 한 끼일 뿐이지만, 땅에 심어주면 다람쥐의 삶의 터전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으로 SK가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이유를 함축적으로 나타냈다.

신뢰를 강조하는 광고도 사랑을 받았다. IBK기업은행의 ‘국민 모두가 거래할 수 있는 은행-일자리 편’은 우리사회의 큰 걱정거리 중 하나인 취업난에 초점을 맞춰 기업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은행의 역할을 표현했다. 사회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믿음직한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KDB산업은행은 ‘안전성’을 이미지화하기 위해 금고와 코끼리, 상아 등을 이용했다. 개인고객에게 닥칠 수 있는 위기를 거대한 코끼리와 상아로 상징했고, KDB산업은행의 안전성은 금고로 표현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확신을 강조하는 광고도 많았다.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는 기업들이 안심하고 무역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한다는 목표로, 광고의 주요 메시지를 확신으로 정했다. K-sure의 ‘sure’를 활용, 확신을 3개국 언어로 표현해 K-sure와 함께라면 세계 어떤 국가라도 안심하고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공사 측은 밝혔다.

상품의 기능과 기업의 역량을 실감나게 표현한 광고들도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SK브로드밴드의 ‘우리집 거실이 ATM 코너로, ATM폰 서비스출시’ 편은 인터넷 전화기 주변에 다양한 신용카드를 배열한 이미지를 사용했다. 복잡한 인터넷뱅킹과 폰뱅킹 대신 ATM폰으로 은행업무를 편하게 보라는 메시지가 담긴 광고다. 삼성 SDS의 ‘Smart Answer, 삼성SDS’는 정보통신기술과 다른 산업분야와의 기술융합을 통해 생활을 스마트하게 변화시키자는 이 회사의 새로운 비전을 형상화했다. ‘삼성SDS가 만드는 도서관은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인쇄광고에 프린트해 QR코드를 찍으면 알 수 있게 했다.

화장품은 화려한 모델을 쓰기보다 정직하게 제품 사진과 설명을 쓴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정양수’는 남성화장품 광고로, ‘당신이기에 전하고 싶은 기품의 진실’이라는 광고 카피를 쓰며 진정성을 전달하고자 했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의 주조색과 기품 있는 그러데이션을 통해 선비의 기상과 고고한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며 “설화수 한방과학을 통해 발현되는 고귀한 외모와 당당하게 흐르는 기품으로 최고의 제품가치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