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최강' 대한민국?… 'IT 보안 꼴찌' 대한민국! 등

2011년 11월25일, 방송통신위원회와 대형 게임회사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회원 132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대형 포털사이트인 ‘네이트’가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 회원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던 사건으로부터 불과 넉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멀게는 2008년 1월에 옥션의 회원 1800만명이, 가깝게는 지난 8월에 한국 엡손의 회원 35만명이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렇게 유출된 개인정보들은 중국 등지에서 싼 가격에 거래된다. 지난 네이트 유출 사건 당시에는 중국 포털사이트에서 간단한 검색만 하더라도 회원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사람들은 개인정보들을 사 스팸 메일이나 스팸 문자, 보이스 피싱 등에 악용한다. 실제로 네이트 유출 사건 이후 보이스 피싱 피해 사례가 증가했다. 기업들의 보안 의식 부족이 이용자들에게 애꿎은 피해를 준 셈이다. 특히 이번 넥슨 사건은 피해자가 주로 청소년층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미래까지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킹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음에도 국내의 IT 보안 관련 투자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인터넷 보급률이 89.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이지만 국내 기업의 보안 관련 투자는 아직도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가장 많이 IT 보안에 투자한다는 금융회사들조차 전체 수입의 2~4%를 투자한다. 이는 미국 금융권 평균인 10%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IT 최강국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보안 수준은 그것과 상당히 거리가 멀다. 해커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방화벽은 뚫기 쉽다는 소리가 공공연하다.

보안 책임자들의 의식 수준 역시 낮다. 이번 사건만 보더라도 넥슨은 이상 징후를 감지한 지 나흘이나 지나 이를 알렸으며, 신고 시각 전까지 캐시 아이템 광고를 하는 등 회원들에게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감췄다. 신고한 때도 역시 밤 10시 정도의 늦은 시각이었다. 늑장 대응과 ‘올빼미 신고’가 피해를 더 키운 셈이다.

피해 당사자인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이러한 한국의 IT 보안 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국민에게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하며 기업들이 안보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라, 개인 정보를 입력해야만 사이트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기존의 제도가 개인정보 유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제도 자체에 대한 수정 역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미리 생글기자(강원외고 2년) esbat_ca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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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리더와 건강한 정치의 조건은?

지난 25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살레시오고등학교 마르텔리관과 사비오도서관에서는 토론대회 본선과 결선이 열렸다. 착한 사마리안의 법과 SNS규제, 그리고 원자력 발전 확대 정책을 주제로 찬반 토론이 이루어졌다. 1학년과 2학년의 많은 학생이 참가해 학년 구별 없이 불꽃 튀는 맞대결을 벌이며 결과에 따라 웃고 울었다.

대회에 참가한 한 학생은 이번 토론대회의 주제를 이해하는 것도 어려워 토론을 준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토론대회는 재미있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초반 예선전에 막강한 팀들끼리 대진이 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된 팀들도 손쉽게 본선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1학년과 2학년이 다 함께 참여했지만 본선에 오른 팀들의 대다수가 1학년들로 구성된 팀이었다. 후배라고 가볍게 생각했던 선배들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야말로 1학년들의 파죽지세였다. 결승전은 ‘착한 사마리안의 법’을 주제로 사비오도서관에서 열렸다. 찬반 양측 모두 1학년 학생들로 구성되었으며 결선에 걸맞은 수준 높은 토론이 이루어졌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토론이었다. 승부가 끝나자 우승팀은 환희를, 준우승팀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승패를 떠나 토론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었으면 한다.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의 논리를 펼치며 상대를 설득하고, 토론을 준비하면서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공부하는 모습 자체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모습이자 승자가 아니겠는가. 또한 사회 문제에 대한 공부를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다.

학생의 입장으로서 요즘 대한민국 청소년들을 보면 사회이슈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얼마 전 발생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갈등, 약사법 개정과 같은 사건을 아예 모르는 학생들이 태반이다. 위에서 언급한 사건들은 분명 우리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고작 ‘학생’이라는 핑계로 사회문제에 대한 접근을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청소년들의 사회문제에 대한 무관심을 ‘토론’이라는 방법을 통해 조금은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토론대회와 같이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오늘 아침 신문이나 뉴스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내용을 두고 각자의 생각을 나눠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연예인 스캔들이나 성형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조금만 투자하면 되지 않을까. 무작정 사회적인 사건에 대해 다른 사람들을 따라 욕하는 것보다 자기가 먼저 그 사건에 대해 알고 난 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최재영 생글기자(살레시오고 2년) wodud712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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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통해 사‘ 회 이슈’에 접근하는 건 어떨까요?

2011년 11월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넘게 남았는데도 벌써 레임덕이 시작되었다는 여론이 널리 퍼졌다. 이는 그에게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수많은 정치가가 국민을 위한다며 국회에 모이지만 민중의 비판을 피해 간 이는 거의 없다. 그 누구도 일관성 없는 절름발이 오리라는 오명을 쓰지 않고 끝까지 신임받는 지도자로 남을 수는 없을까.

지도자, 흔히들 말하는 리더라는 자리는 21세기 최대 이슈이다. 경쟁사회에서 리더가 아니라는 말은 이제 낙오자와 같아져 버렸다. 이렇게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미 리더가 된 이들이 주위에 너무도 많아 쉽게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지도자란 결코 녹록지 않은 자리이다. 대부분 남 위에서 평가하기를 바라고 리더가 되고 싶어한다. 하지만 실제로 지도자는 구성원들에게 온갖 잣대로 능력을 시험당하고 그 결과를 평가받는다. 그렇기에 누구보다도 책임감이 필요하다. 책임, 그들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사람들은 전보다 나은 삶을 만나기를 바라며 지도자를 선택한다. 그러므로 대표로 선출된 자는 그의 공약을 지키면서 투표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맡은 바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때 책임을 다하는 데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이 바로 구성원의 행복이다. 이 행복에는 경제, 교육, 복지 등 모든 것이 포함된다. 지도자가 구성원들의 행복을 고려하여 역지사지의 자세로 일하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노사의 갈등, 매번 비판받는 정치 현실과 같은 문제를 거론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렇지만 지도자가 모든 구성원들의 개인적인 행복까지 보장해줄 수는 없다. 정치하는 이가 사적인 부분에까지 관여하면 왜곡된 관점에서 정책을 펼치게 된다. 지도자가 개인의 경제적, 학업적 어려움까지 보살피기 위해 한쪽에 치우친 정치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대신에 그는 좀 더 포괄적으로 공동체적 행복에 이바지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전체의 행복을 향한 정책을 펼치면 경제적 풍요와 만족스러운 복지 모두 챙길 수 있다.

지도자라면 모름지기 자신을 믿어주는 구성원을 위해 더 나은 양질의 사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구성원 모두가 그에게만 매달려서 개인적인 문제까지 신경 써주기를 바라면 안 된다. 개개인은 섬세하지 못한 지도자의 사소한 잘잘못을 물고 늘어지려 하기보다 자신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난항을 겪고 있는 사회에 도움이 되기 위해 애써야 한다. 지도자가 구성원의 행복을 위하고, 구성원이 지도자를 믿고 그와 함께 가고자 한다면 우리 사회는 진정으로 건강한 정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제갈현 생글기자(이화여자외고 1년) gus0gy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