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팀 = 심야 시간에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가 20일 처음 시행됐지만 실효성을 두고는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마포구 집에서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즐기던 김모(15)군은 19일 자정을 조금 앞두고 스크린에 '만 16세 미만 청소년은 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 게임을 못한다'는 메시지가 뜨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20일이 셧다운제가 처음 시행되는 날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군은 이내 아무렇지도 않게 어머니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한 다른 아이디로 재접속했다.

김군은 "그냥 어른 주민등록번호 아이디로 바꿔 하면 된다.

사용하던 게임 아이템을 새 아이디로 이동시켜야 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해둘 걸 그랬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장모(16)군은 "요새 인기가 높은 '서든어택'은 15세 이상 버전과 18세 이상 버전이 다른데 15세 버전이 재미가 없다 보니 다들 부모 계정으로 18세 버전을 한다.

셧다운제는 별 소용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자정을 앞둔 서울 성동구의 한 피시방. 셧다운제 시행이 몇 분 앞으로 다가왔지만 피시방 분위기도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종업원 신모(24)씨는 "피시방은 셧다운제와 상관없다.

오후 10시 이후에는 청소년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기 때문이다.

단속이 심하므로 절대 받아주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피시방을 운영하는 이모(46)씨는 "한마디로 '탁상공론'이다.

이번 조치로 피해를 보는 곳은 게임업체뿐이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제도의 실효성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학생 나모(15)양은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셧다운제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

잘 될지 안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어쩌면 이를 계기로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47.여)씨는 "실효성은 확신하지 못하겠지만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셧다운제가 실행됨에 따라 경각심을 갖게 될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당장은 어떨지 모르지만 준수할 청소년도 점차 늘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털 토론방에서 한 네티즌은 "청소년은 맺고 끊는 능력이 성인보다 떨어지므로 게임중독이 마냥 청소년 개인의 책임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술 몰래 마시는 청소년이 있다고 미성년자 음주가 합법화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부모 계정으로 게임을 한다고 실효성이 없다고 봐선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