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연예계에 가장 긴장감이 감도는 시기가 11월이라고 합니다.

매년 11월만 되면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연예계를 강타하기 때문입니다.
'11월 괴담(怪談)'이 연예계에 공공연히 떠돌아다니게 된 계기는 지난 1985년과 1987년 11월 두 천재 가수(김정호, 유재하)가 사망하면서 생겨난 말이라고 합니다.

이 때부터 연예계는 매년 11월,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징크스에 시달려 온 것입니다.
올해도 벌써 마약사건과 음주운전, 사기사건 등 부정적인 사건이 연이어 터져 연예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11월 괴담은 비단 연예계에서만 통용되는 '징크스'는 아닌 모양입니다.
국세청에도 11월 괴담은 존재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11월만 되면 국세청은 크고 작은 사건사고에 휘말렸기 때문이죠.

이에 대한 기원도 그리 멀지 않은 시점입니다.
지난 2007년 11월, 현직 국세청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전군표 前국세청장은 인사청탁 명목으로 부하직원에게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그해 11월6일 사표를 낸 뒤 구속됐습니다.

1년이 지난 2008년 11월에도 사고가 터졌습니다. 이주성 前국세청장이 알선수재혐의로 사정당국에 붙들린 것입니다. 이 前국세청장의 어마어마한 비리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면서 당시 국세청 사람들은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기도 했었죠.
2009년에도 한상률 前국세청장이 연루된 그림상납 의혹이 11월 초입을 뒤흔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안원구 前서울국세청장의 '폭로'가 터져 나오면서 2009년 11월은 뒤죽박죽이 됐습니다.
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한 前국세청장의 '성탄절 골프회동' 스캔들이 겹쳐져, 국세청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우울한 연말연시를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지난해도 조용히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태광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국세청의 봐주기 세무조사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바탕 요란을 떨었습니다. 비록 유야무야 되기는 했지만, 국세청의 11월 징크스를 다시 한번 증명한 꼴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요. 메가톤급은 아니지만 지난 14일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현직 국세청 간부가 금품로비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됐습니다.
국세청은 지난 14일 밤 언론 보도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검찰이 언급한 현직 간부가 누구인지 신원 파악을 위해 분주히 귀동냥을 하는 것부터 시작, 이 문제가 삽시간에 태풍으로 변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억측이라며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지만, 국세청 사람들은 아무 일도 아닌 척 외면해 버리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의혹 제기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혹여 국세청에 '11월 징크스'를 다시 한번 증명해 주는 사건이 될 지는 좀 더 지켜볼 일입니다.

과연 국세청 사람들이 조용한 11월을 보낸 뒤 따뜻한 연말연시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결과가 자못 궁금해집니다.
조세일보 / 김진영 기자 jykim@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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