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SI 20년] 치열한 서비스 경쟁…올해 만족도 68점으로 껑충
지난 20년간 국내 산업과 기업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는 얼마나 높아졌을까. 국내에 고객만족 경영이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1992년 국내 최초로 종합 고객만족도 조사인 KCSI(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를 발표하면서부터다.

1992년 발표 당시 고객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41.9점을 차지하는 등 고객의 절반 이상이 국내 산업에 불만을 표시했다. 1998년 서울 올림픽 개최 이후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질 높은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산업 전반에 관한 고객의 인식도 변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기업들은 고객 불만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고 시장도 공급자 위주로 움직였던 탓에 소비자들은 불만을 감수한 채 기업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기업들도 당시 KCSI 조사 결과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산업 전반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직접 평가, 발표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나 KMAC가 지속적으로 고객만족도를 발표, 관리하면서 기업들의 인식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가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은 서둘러 고객만족 경영 전략을 수립했다.

발표 초기에는 관련 산업의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산업의 이슈에 따라 전체 지수가 크게 움직이는 등 지수 변동폭이 컸다. 그러나 기업 수가 늘어나기 시작한 1996~1997년 무렵부터 지수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유지했고 2003년 50점을 돌파한 데 이어 2008년 60점을 넘어섰으며 올해 68점을 기록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수상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제조업이 서비스업에 비해 항상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서비스업에 높은 기대감을 표출하면서 서비스업에 대한 만족도를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제조업은 자동차, 디지털 제품 등 국내 제조업의 품질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서면서 고객들의 만족 수준도 한 단계 더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업은 산업 특성상 고객 만족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객들의 기대 수준도 제조업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고객만족 경영 덕택에 KSCI 지수는 이제 70점대에 근접하고 있다. KMAC 관계자는 “각 기업이 고객의 잠재적 니즈를 파악하고 산업별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CSI 20년] 치열한 서비스 경쟁…올해 만족도 68점으로 껑충
김동욱 기자 ins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