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정확히 4년 전인 2007년 10월. 당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현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장에서는 차마 웃지 못할 '코미디'가 연출됐다.

국정감사에 나선 현역 국회의원이 국세와 지방세 구분을 못하고 엉뚱한 질문을 연발하다가 망신을 당한 것이다.

당시 여당 의원이었던 박 모 의원은 이명박 대선 후보의 부동산 탈세 의혹을 제기하면서 "등록세와 교육세를 내지 않으려고 본인의 집을 12년간 등기도 하지 않았다"며 야심차게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박 의원이 당시 전군표 국세청장에게서 받을 수 있는 답변은 "그건 지방세"라는 말 뿐이었다. 국세징수 업무를 전담하는 국세청장이 업무영역 밖인 지방세에 대해 특별히 코멘트 할 것이 없었던 것.

그러나 박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그럼 내일 지방국세청 국감에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소리쳤고, 당황한 동료 의원들이 "지방세는 지자체가 걷는다"고 설명하면서 어색하게 상황은 겨우 정리됐다.

이처럼 기초적인 법체계와 역할구분을 '망각'한 촌극은 최근 경기도 양주시의회에서도 재현됐다. 지역 내 기업유치를 위해 국세인 법인세를 지자체가 감면해 주겠다며 조례안을 의결한 것이다.

조례안은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이하 특별법)'상의 조세 및 부담금 감면 특례조항 등을 근거로 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조세법률주의의 기본적인 상식을 무시한 처사다.

국세감면사항은 중앙정부 소관인 조세특례제한법에서 명시하도록 하고 있고, 지자체는 국세를 감면할 어떤 근거도 없다.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세금부담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지방세 뿐이며 이는 지방세특례제한법 사항이다.

조례안의 근거가 됐다는 특별법 35조 1항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여지와 주변 지역의 개발을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지방세특례제한법,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등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전 기업에 조세를 감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의회는 이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할 수 있다'는 부분에 착안했다고 했지만, 조항 어디에도 조례로 조세특례제한법 사항까지 감면할 수 있다는 내용은 없다.

특별법의 법조항에 충실한다고 해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세만 감면할 수 있는 것이다.

뒤늦게 기획재정부가 행정안전부를 통해 양주시 의회의 개정조례를 수정할 것을 조치했다고는 하지만, 기업유치의 과욕 때문에 지자체 의회의 의원들이 지방세와 국세도 구분 못해서 망신을 당한 사실은 과거 모 의원의 사례와 같이 두고두고 회자될 것 같다.

조세일보 / 유엄식 기자 usyoo@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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