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의 라이벌인 KT와 SK텔레콤이 신용카드 시장에서도 맞대결을 벌일 태세다. 양측은 모바일카드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혈투를 준비 중이다. 모바일카드란 쉽게 말해 스마트폰으로 대금 결제를 하는 것을 말한다. SKT가 하나SK카드를 통해 이 시장에 먼저 진출했지만 KT도 최근 인수한 비씨카드를 내세워 SKT를 추월한다는 계획이다.

◆비씨-KT 모바일카드 진출

KT-SKT, 모바일카드시장 놓고 전면전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와 KT는 24일 근접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모바일카드 결제시스템 구축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여러 장의 카드를 하나의 스마트폰에 넣고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은 카드를 사용하려는 가맹점에서 가장 할인폭이 큰 카드 및 무료 쿠폰 등 부가서비스를 스마트폰을 통해 자동으로 안내받고 골라 쓸 수 있다.

또 전자상품권 등도 스마트폰에 탑재해 휴대폰이 모바일지갑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양측은 예상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기존 비씨카드 고객 및 우리 · 기업 · 씨티은행 등 비씨카드의 회원인 은행계 카드사 고객도 필요에 따라 모바일카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기존 플라스틱카드가 사라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모바일카드를 통해 최근 카드사와 가맹점 간 갈등을 부른 '가맹점 수수료'를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라스틱카드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카드 발급 및 분실 등에 따른 재발행 비용 등이 사라지면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KT는 NFC 기술을 이용해 모바일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카드 리더기' 등 인프라 설치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카드 사용이 어려운 재래시장 등을 위주로 전면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자-SKT 재반격

현재로선 KT 고객과 SKT 고객은 서로 다른 통신사가 제공하는 모바일카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때문에 SKT 고객이면서 비씨카드 계열의 은행계 카드를 쓰고 있다면 통신사를 바꾸거나 새로 카드를 발급받아야만 한다. 이에 따라 향후 모바일카드 시장은 양대 통신사가 확보하고 있는 고객에 따라 'KT-비씨카드' 계열과 'SKT-비자카드' 계열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SKT는 관계사인 하나SK카드가 비자카드와 손을 잡고 모바일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SKT-비자 측도 반격에 나섰다. 하나SK카드는 조만간 '모바일 가맹점 프리퀀터(frequenter)' 서비스를 오픈한다. 이는 고객의 모바일카드 사용 누적액에 따라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 NFC 기술을 활용해 음식점 등에서 스마트폰으로 주문 및 쿠폰 전송에서 결제까지 한번에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SKT 스마트폰 고객을 대상으로 '통신비 절약 모바일카드'를 내놓는 한편 새로 발급된 쿠폰 및 쿠폰 유효기간 변동이 생길 경우 자동으로 알려주는 기능도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기존 플라스틱카드업계는 여전히 모바일카드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어 또 한번의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김일규/안대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