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를 보는 눈 (2) - 버려지는 애완견들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늘고 있다. 생명을 버리는 것은 죄를 짓는 일이다. 없으면 못 살 것처럼 애지중지하다 귀찮아지면 버려지는 유기견이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생글기자들이 팀을 이뤄 유기견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1000만명이 반려동물 키우는데… 의식은 ‘싫증나면 버리지’?



국내 반려동물시장은 1조원 규모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17.4%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 중 94.2%는 개를 기른다. 그러나 한 해 버려지는 반려동물(伴侶動物)의 수는 8만여마리. 보호소의 동물 중 한 해 1만5000여마리가 자연사, 2만여마리가 안락사된다.

이는 행정기관에 보고된 숫자에 불과하다.실제로 희생당하는 동물은 공식집계의 몇 배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유기동물 보호소로 들어온 동물은 열흘 안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 위험에 처한다.

이렇게 사랑받던 강아지들은 싫증이 나서, 병에 걸리거나 털이 많이 빠져 귀찮다는 이유 등으로 버려진다. 유기견은 거리에서 구조되면 유기동물 보호소로 보내진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이 넘어가는 반면, 의식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유기견은 2003년 이후부터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국내에 애완견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매체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강아지들의 예쁜 모습만을 부각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 충동구매’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얼마 뒤, 그들은 슬그머니 애완견을 밖으로 내다버리기 시작했다.

유기견 담당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 가축방역과의 통계자료를 보면, 전국에 있는 유기견 수는 2003년 2만5000여마리에서 2004년 5만여마리로 2배나 급증했다.

애완견이 대량 생산되는 것도 문제다. 전국 2000여곳에 존재하는 개 농장.

어미 개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평생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고 있다. 이렇게 4~5년간 혹사당하다 더 이상 출산이 불가능해지면 개소주 재료로 팔려가거나 버려진다.

우리나라의 주거문화 또한 유기견의 증가 원인으로 꼽는다.

전원주택같이 집집이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 공동체를 형성하는 아파트가 우리나라 주거 형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는 개를 키우면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규제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에서 개를 마음놓고 키우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

우리보다 먼저 유기동물 문제를 겪은 미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미국에선 한 해 700만~800만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한다.

그중 절반인 300만~400만마리 이상이 보호소에서 안락사하고 있다. 미국은 ‘퍼피밀’ 일명 강아지 공장을 통해 엄청난 수의 애완견이 생산된다.

이렇게 퍼피밀을 통해 생산된 애완견의 과잉 공급은 유기견의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 안락사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미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퍼피밀을 심각한 동물 학대의 온상으로 인식하고 퍼피밀의 동물을 구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애견 전문가들은 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목적이 단순히 키우는 게 재밌어서나 보기에 예뻐서가 아닌지, 일생을 돌봐줄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려동물은 그 이름처럼 짝이자 벗이요, 동반자다. 갖고 놀다 싫증나면 버릴 것이 아니라 책임지고 끝까지 함께해야 할 ‘생명’인 것이다.

김재운 생글기자(김천고 2년)wodns1324@naver.com

서동조 생글기자(고양외고 1년)dongjo199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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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보살피는 무료 중성화 수술 캠페인



많은 동물단체와 개인들이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가수 이효리 씨는 재능기부 <강아지를, 고양이를 부탁해!>를 통해 유기견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후 많은 네티즌들과 시민들이 함께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8월14일 용인의 한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동물 보호단체 KARA가 유기견들의 중성화 수술과 미용을 위해 봉사활동을 했다.

KARA는 2002년 4월15일에 생명존중, 특히 사회적으로 가장 약자인 동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시민단체다.

현재는 영화감독 임순례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KARA에서는 동물의 생명 존중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개 식용 반대 캠페인, 실험동물 반대 운동, 채식문화 운동 등을 전개하며 지구상에 있는 모든 동물의 행복 추구를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KARA는 개 식용 반대를 위해 서울역 광장에서 복날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복날에 보신한다고 개고기를 먹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 밖에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동물학대예방센터를 개설하고 반려동물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중 유기견들의 중성화 수술은 세계적 개체 수 조절과 동물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하다.

동물 보호소에 들어 온 유기견들 중 주인에게로 돌려보내지는 경우는 15% 내외다.

나머지 85%는 새로운 주인에게도 인도되거나 그마저도 안 될 경우엔 안락사를 시킨다.

이런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방법이 바로 중성화 수술이다. 개 한마리가 6년 동안 번식시킬 수 있는 개체 수는 6만7000마리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개들은 어디로 갈 수 있을까? 아마도 길거리에서 굶어 죽거나 사람들에게 학대를 받아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은 중성화 수술로 막을 수가 있다.

또 중성화 수술은 동물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다. 수술을 받은 동물은 자궁이나 전립선 등 관련 질병 감염 확률이 현저히 낮아져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고 안정감도 생긴다.

뿐만 아니라 성격이 온순하고 친화적으로 바뀌며 수컷의 영역 표시로 인한 집안 오염을 방지하고, 가출 동물의 지나친 증가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불편도 방지한다.

이런 장점을 가지고 있는 중성화 수술을 위해 KARA에서는 무료 중성화 수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2003년부터 이어져왔다. 중성화 수술의 장점과 필요성을 알리고 원치 않는 번식을 방지함으로써 유기동물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부여하려는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후원자들의 후원금을 모아서 이루어지는데 무료 수술 대상은 유기동물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

KARA가 실시하는 이러한 활동들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 참여로 이루어진다.

8월14일 용인 유기견 보호센터 봉사활동도 KARA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졌다.

수의사와 애견 미용사 모두가 KARA 회원이었다.

그중 애견미용을 돕고 있는 자매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박다솜 양(삼육고 2년)은 봉사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평소 동물을 좋아하지만 엄마가 싫어해 길러보지 못했다”면서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유기견들을 보면 많이 안쓰러워 KARA에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유기견들이 미용을 통해 예뻐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그의 동생인 박다정 양(가운중 1년)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두 사람처럼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한다면 유기견들과 떠돌이 동물들이 생활하고 살아가는 데 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백세린 생글기자(용화여고 2년)seryn369@naver.com

오예진 생글기자(관인고 1년)dpwls57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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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은 한번 쓰고 버리는 장난감이 아니에요!

유기견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자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들이 서둘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동물을 유기하는 소유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 동물보호법을 2008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는 유기견을 줄이기 위해 애완견의 모든 정보와 소유자의 인적사항 등을 담은 마이크로칩을 생후 3개월 이상 된 개의 체내에 주입하도록 하는 ‘반려동물 등록제’를 2009년 6월부터 시행 중이다.

서울시도 삼성전자도우미견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 유기견을 치료견으로 키워 결손가정 및 교화대상 청소년 등에게 분양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급증하는 유기견 수를 줄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휴가철인 7~9월 그 수는 폭증한다.

유기견 관리문제도 심각하다.

유기견을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이 덩달아 증가하지만 유기견을 찾으러 오는 주인은 전무한 실정이다.

유기견은 언제나 안락사될 처지에 놓인다.

유기견이 발견되면, 주인이나 입양자를 찾는 공고가 난다. 그로부터 열흘 동안 찾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를 시킨다.

안락사의 경우도 마리당 8만원의 비용이 들어 비용 조달이 지자체와 시민단체들에게 골칫거리다.

유기견 문제는 동물애호가들이 반대하는 안락사도, 무작정 보호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또 간혹 TV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수십마리의 유기견을 한꺼번에 키우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해도 해결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의식이다. 유기견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꼭 유기견이 아니라도 우리 곁에 두는 반려동물 모두가 귀중한 생명이다.

고려의 명문장가인 이규보는 슬견설에서 “무릇 피(血)와 기운(氣)이 있는 것은 사람으로부터 소, 말, 돼지, 양, 벌레, 개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한결같이 살기를 원하고 죽기를 싫어하는 것입니다”라고 설파했다.

생명체는 한번 쓰고 버리는 장난감이 아니다.

이훈창 생글기자(광덕고 2년)ptognsckd@naver.com

문준영 생글기자(환일고 2년)glorylov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