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전 국세청장 인사청탁 증명 어렵다"
'그림로비', 고문료 뇌물수수 혐의 모두 '무죄'

인사청탁을 위한 '그림로비'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이원범 부장판사)는 인사청탁 명목으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그림을 상납한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기소된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모든 범죄사실에 대해 범죄증명을 하기 힘들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사청탁을 위한 '그림로비' 혐의와 관련 "김호업 중부국세청장의 사퇴 등은 당시 국세청의 인사행태로 봐서 관행을 허문 것으로 볼 수 없고,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사전적 조치로 해석된다"며 "한 전 청장이 이를 통해 반사이익을 누렸다 해도 이에 대한 답례로 고가의 선물을 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전군표 전 청장의 아내인 이민정 씨가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사청탁 명목으로 그림을 선물 받았다고 한 것은 당시 전군표 전 청장이 궁지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도움을 주지 않은데 대한 반감이 증오심으로 확산된 것으로 신빙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한상률 전 청장과 부인 김신구 씨가 사전에 '학동마을' 그림의 상납(뇌물공여)을 협의했는지에 대한 쟁점에 대해서도 "부부 사이에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개별 가정에 따라 공유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으로 다른 간접사실이 보태지지 않는 한 공모사실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한 전 청장과 전군표 전 청장 부인이 같은 자원봉사 모임에서 소소하게 선물을 주고 받는 관계였다"며 "한 전 청장의 부인 김신구 씨가 그동안 받은 선물에 대한 답례로 품격있는 보답으로 그림을 선물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그동안 검찰이 '그림로비'의 증거로 제시한 그림의 현금구입, 은밀하게 부하직원을 동원해 구입했다는 등의 주장도 유력한 간접적 증거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

이와 함께 재판부는 한 전 청장이 2009년 3월 이후 약 2년 간 미국에 체류하면서 주정업체 3곳으로부터 고문료 명목으로 6900만원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 공범)에 대해서도 "뇌물수수로 보기 힘들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한 전 청장이 고문료를 수수하는 과정에서 공무원과 공모했느냐를 핵심 사항으로 지목했다.

재판부는 "주정3사에 고문료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K모 과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당시 상황을 전혀 진술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공모관계의 증명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더구나 한 전 청장이 부하직원의 직위를 이용해 공모했는지 여부를 증명하기 힘들다"며 "고문계약에는 다양한 형태가 결합될 것인데 한 전 청장이 받은 고문료를 모두 뇌물수수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조세일보 / 한용섭 기자 poem1970@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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