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는 새는 벌레를 잡고 게으른 새는 석양에 바빠진다고 합니다. 직장인이 아침 출근시간에 30분을 빨리 움직인다면 하루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지하철에서 파김치가 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침을 선점하면 하루를 선점하게 됩니다. 아침의 작은 여유와 준비가 하루 업무의 질과 양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출근 후에 핵심 업무를 집중 처리하는 방법과 시간을 전략적으로 배분해 두 개 이상의 미팅 약속을 잡는 방법은 또 무엇일까요. 직장인의 효율적인 시간관리 전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출근시간에 집중하기

직장인의 출퇴근 시간은 평균 1시간26분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편도 40분가량의 시간을 단지 이동하는 데만 사용할 수도 있고, 이동과 함께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집중력 훈련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하거나 풀리지 않는 문제에 생각을 집중하는 훈련입니다. 매일 일정 시간 동안 몰입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됩니다. 이때 반짝이는 생각들을 미리 준비한 수첩이나 메모지에 적기만 하면 됩니다.

또는 하루 일과를 마치 영화를 찍듯 순차적으로 계획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퇴근 전 딱 10분만 투자하면 됩니다. 오늘을 정리하고 내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만 정해 놓고 퇴근하면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생각할 거리가 잠재의식 속에 자리잡으며, 하루 일과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로드맵을 그리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의 우선순위 정하기

출근해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순서는 두 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중요도입니다. 미국 철강기업 베들레헴 스틸의 사장인 찰스 슈와브는 경영 컨설턴트인 아이비 리에게 “사례는 얼마든지 하겠으니 시간을 잘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부탁합니다. 아이비 리는 ‘내일 하지 않으면 안 될 중요한 안건을 쓰고, 중요도에 따라 번호를 붙일 것. 다음날 1번 업무부터 집중해서 끝낼 것. 그 업무를 끝낼 때까지 다음 업무를 하지 말 것. 그런 다음 2번 업무부터 순서대로 할 것. 매일 반복하고 습관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알려줬습니다. 그리고 이 방법을 사용해본 뒤 효과가 있으면 가격을 책정해서 보내 달라고 했습니다. 3주 뒤 슈와브는 아이비 리에게 2만5000달러를 보냈다고 합니다. 슈와브는 훗날 당시의 조언이 자신이 경영자로서의 커리어를 쌓는 데 가장 귀중한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주간 목표와 인생 목표에 따른 분류입니다. 연간 목표, 월간 목표, 주간 목표, 일간 목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주간 목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간 목표 수립에는 특별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주간 계획에는 업무 목표 외에도 본인이 최소한 5년 내에 달성하고자 하는 인생 목표가 함께 들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생활을 하며 건강을 증진하고 싶다면 주간 계획에 운동을 포함시켜야 합니다. 5년 뒤 팀의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고 싶다면 주간 계획에 관련 직무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넣어야 합니다.

#전략시간 배치하기

우선순위를 정했다면 일하는 방법에서도 시간 관리를 해야 합니다. 첫 번째 방법은 핵심 업무에 매일 두 시간 정도를 배정하고 집중하는 것입니다. 집중하는 두 시간과 집중하지 않는 두 시간은 업무 효과에서 두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여기에는 20:80법칙이 적용됩니다. 두 시간을 집중하면 하루 동안 해야 할 중요 업무의 80% 이상을 처리하게 됩니다. 부서 전체를 넘어 회사 전체가 시간을 정해 놓고 진행한다면 효과는 훨씬 더 늘어납니다. 퇴근 후 집에서도 자신의 미래 브랜드를 위해 자기계발 집중시간제를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약속 뒤 약속 잡기입니다. 만약 오후 4시에 미팅이 끝났는데 다음 약속이 없다면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커피 한잔 마시면서 미팅의 목적과는 상관없는 세상살이 이야기를 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4시30분에 다른 약속이 예정돼 있다면 회의가 끝나자마자 사무실을 빠져나와 기다리고 있는 고객과 미팅을 할 것이고, 미팅 후 돌아와 고객과의 협의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할 것입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고 싶다면 끝을 열어두지 말아야 합니다. 약속 뒤의 약속이 자신과의 약속이든 고객과의 약속이든 상관 없습니다. 끝을 열어 두면 많은 시간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나간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감시간 정하기

마감시간을 정하는 것도 전략시간 배치의 중요 요소입니다. 마감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시간입니다. 또 마감시간은 잠재된 역량을 한 곳으로 집중시켜 주는 마력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마감시간 마인드를 기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우선 주간 계획 수립시 중요 업무의 마감시간을 정합니다. 그리고 1주일 뒤 계획 대비 완료된 비율을 분석해 마감률을 확인하고, 이 비율을 점점 높여가야 합니다. 특히 마감시간 마인드는 ‘미리 마감한다’는 개념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10일의 시간이 주어졌다면 7일이나 8일 안에는 마감한다는 생각으로 계획을 짜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강력한 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뿐더러, 2~3일이라는 여유 시간까지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잘못 놓인 사다리 증후군’이란 말이 있습니다. 우리 집 지붕에 올라가기 위해 사다리를 놓고 열심히 올라갔는데, 거기가 남의 집 지붕이라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까지 갖은 고생을 하면서 한 단계씩 사다리를 올라갔는데 ‘내가 원한 곳은 여기가 아니다’란 결말이 난다면 어떨까요. 일을 성실하게, 빨리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적인 전략을 짜서 올바르게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일을 빠르게 하는 것보다 바르게 해야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시간 관리 전문가는 남이 정해준 시간이 아닌, 자기 자신이 정한 시간대로 사는 사람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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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엽 경력경영연구소·잡솔루션코리아 대표=△광운대 전자공학과 졸업,한양대 교육대학원 인재개발교육 석사 △페어차일드코리아 부장,삼성전자 차장 △저서=‘블루타임’ ‘사람예찬’ ‘서른 살,진짜 내 인생에 미쳐라’ ‘나이아가라에 맞서라’ ‘물망초 연가’ ‘미국특보105’

최종엽 경력경영연구소 대표 ceo@jobsolu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