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린 ‘의뢰인’, 반전보다 치밀한 이야기가 더 좋아
[이정현 기자] 한국 최초 법정 스릴러 ‘의뢰인’의 뚜껑이 열렸다. ‘조선명탐정’으로 흥행 대박을 쳤던 청년필름의 최신작인 이번 영화는 한국영화로서는 보기 힘들었던 법정스릴러를 표방하고 나섰다.

9월19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의뢰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주연배우 하정우, 박희순, 장혁 그리고 연출을 맡은 손영성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각 매체의 뜨거운 취재가 이어져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영화 ‘의뢰인’은 증거가 없는 살인사건에 휘말린 피해자의 남편 한철민(장혁)과 그의 범죄사실을 확신하는 검사 안민호(박희순), 그리고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변호사 강성희(하정우)가 벌이는 법정스릴러 영화다. 오리무중에 빠진 사건을 두고 하정우, 박희순, 장혁의 치열한 두뇌싸움, 그리고 잘못된 사법행정에 대한 연출자의 날카로운 시선이 돋보인다.

영화는 검사 안민호와 변호사 강성희를 중심으로 짜여졌다. 그리고 다소 등장 빈도는 적지만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용의자 한철민, 이렇게 세 축이 동등한 무게를 가지고 진행된다. 하나의 축이 무너지거나 돋보여도 균형이 무너질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연출자인 송영성 감독은 “사건 자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경향이 있다. 서로 호각지세를 보여야 하기 때문에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배우들의 호흡이 괜찮아서 자연스럽게 해결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법정 드라마를 표방하는 만큼 난국도 많았다. 감독은 이것을 ‘어퓨굿맨’같은 할리우드 법정영화와 미드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참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08년에야 국민참여재판이 시행 된데다 배심원의 법적 결정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싸움, 부딪침에 집중했다.
뚜껑 열린 ‘의뢰인’, 반전보다 치밀한 이야기가 더 좋아
하정우, 박희순, 장혁은 앞서 한번도 같이 작품을 해본 적이 없는 배우들이지만 꽤 훌륭한 호흡을 보였다. 그동안 주로 사회 밑바닥 인생을 주로 연기했던 하정우, 박희순이 엘리트검사, 변호사를 연기하고 반대로 장혁이 가장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것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더불어 법정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제작진을 비롯한 주연배우들은 실제 배심원제로 진행되는 재판을 하루종일 참관하며 현장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노력은 영화를 위해 구축된 법정세트와 어울려 사실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법정 장면을 완성하는데 일조했다.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던 중 손영성 감독이 스포일러 유출에 대한 당부를 전할 만큼 영화는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의뢰인’의 매력은 아무도 생각지 못한 반전이 아닌 치밀한 이야기 구성에서 나온다. 2002 부산국제영화제에 진출한 다큐 ‘상암동 월드컵-사람은 철거되지 않는다’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시선과 홍상수 감독의 조연출을 거치며 얻은 탄탄한 현장경험의 내공이 잘 담겨 있다.

반전에 집착하기 보다는 스피디한 진행과 법정에서 벌어지는 논리싸움을 배심원의 입장에서 천천히 즐기는 것이 관람의 포인트가 될 듯 하다. 살짝 날티나면서도 능구렁이 같은 하정우의 연기를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9월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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