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훈號' 삼성카드 공격경영…라이벌 현대 2년 만에 제쳤다
삼성카드가 신용카드 이용실적에서 라이벌 현대카드를 2년 만에 제쳤다. 현대카드가 계열사인 현대캐피탈 해킹 사고로 다소 주춤한 사이 삼성카드가 공격적인 경영을 펼친 결과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2분기 18조2938억원의 총 이용실적을 기록,현대카드(17조191억원)보다 1조2747억원 많았다.

총 이용실적은 일시불과 할부 등 신용판매 부문,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카드대출 부문의 실적을 합친 것이다. 삼성카드는 상반기 합산 실적에서도 35조95억원으로 현대카드(33조9812억원)를 앞질렀다.

삼성카드가 현대카드를 넘어선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삼성카드는 2009년 1분기 11조8603억원으로 현대카드(11조287억원)보다 앞섰지만 이후 줄곧 현대카드에 밀렸다. 이 때문에 2008년부터 삼성카드를 이끌었던 최도석 부회장이 지난해 말 용퇴했다.

삼성카드의 역전은 지난해 말 취임한 최치훈 사장(사진)의 공격 경영에 힘입은 것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최 사장은 삼성 계열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S클래스 카드'를 지난 4월 출시하면서 실적을 대폭 끌어올렸다. 'S클래스 카드'는 삼성전자 제일모직 신라호텔 삼성카드 계열사에서 이용하면 이용액의 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카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의 해킹 사고로 현대카드가 다소 주춤한 탓도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카드가 2분기 실적을 전분기 대비 9.4% 늘리는 사이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0.3% 늘리는 데 그쳤다.

삼성카드는 현대카드를 제치면서 업계 3위에 다시 올라섰다. 2분기 기준 업계 1위는 33조9025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신한카드이며 2위는 21조9492억원의 실적을 낸 국민카드였다. 국민카드는 지난 3월 분사 이후 점유율 높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삼성카드가 급성장하고 있고 현대카드가 심기일전하게 되면 2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카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계부채 감축문제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삼성카드의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지난해 4분기 2조2221억원에서 올 1분기 2조2315억원,2분기 2조2432억원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