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115년,스웨덴 85년,미국 71년,영국 47년,일본 24년,한국 18년.

이 숫자들은 주요 국가들이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에 진입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고령화사회는 65세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고령사회는 14%인 사회를 말한다.

세계에서 유례 없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은퇴 후 경제력 상실에 따른 두려움 때문에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언론과 금융회사들이 노후설계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연금저축에 대한 소득공제한도가 확대되는 등 제도적 뒷받침에 힘입어,스스로 노후를 준비해가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금융상품 트렌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목돈을 맡기고 매달 수익을 지급받는 월지급식 상품이 새롭게 소개되고 있고,매월 정기적으로 적립하고 55세 이상이 되면 연금으로 돈을 찾는 연금상품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노후대비는 물론 절세효과도

연금상품 중 연금저축은 공적연금 외 노후 준비자금 마련 및 절세를 위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연금저축 상품에는 연금저축보험과 연금펀드,연금신탁 등이 있는데 특히 연금펀드는 다른 상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상품은 확정금리형 상품보다는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절세 효과도 누리면서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또 연금저축펀드는 만 55세부터 연금 수령을 할 수 있어 은퇴 후 국민연금을 수령하기 전 공백기인 60~65세 때 소득을 메울 수 있다. 10년 이상 적립하면 만 55세부터 5년 이상 수익을 나눠 받을 수 있고,연간 400만원 한도 내에서 연말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고,가입한도는 분기당 300만원이다.

가입한도는 단일 상품이 아닌 금융권 전역에 걸쳐 가입돼 있는 연금저축상품 총액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퇴직연금이나 다른 연금상품에 가입돼 있다면 상품별로 납입 금액을 조절해야 한다.

연금저축펀드를 중도에 해지하거나 연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경우에는 기타소득으로 간주해 22%의 세금이 부과된다. 가입 후 5년 이내 중도 해지하는 경우에도 중도 해지세 2.2%가 부과된다. 따라서 연금펀드를 해지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연금을 수령할 때도 한번에 다 받는 것보다는 매월 꾸준히 나눠서 받는 게 유리하다. 연금펀드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 불가피하게 해지할 경우 한두 개 계좌만 해지하는 것이 중도해지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시기별로 주식,혼합,채권형 전환가능

연금저축펀드는 투자 대상에 따라 주식형,채권형,혼합형 펀드 및 해외펀드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 분할매수에 따른 적립식 효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형 상품이 가장 인기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대부분 펀드 간 전환권이 있어 가입자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가입 후 50세까지는 주식형 펀드로 적극 운용하고 50세부터 연금으로 수령하기 전까지 혼합형 펀드로 전환해 위험을 낮춰 운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후 연금을 수령하는 시점부터 채권형 등으로 전환해 안정적으로 연금을 수령할 수도 있다.

주가가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편입 비중이 낮은 혼합형이나 국공채형으로 전환해 투자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주식형 상품 중 '하나UBS인Best연금(주식)펀드'는 개인연금 펀드 운용 경력 및 운용 규모가 가장 큰 하나UBS에서 운용한다. 펀드 규모가 약 6400억원으로 연금저축 펀드 중 최대다. 이 상품은 주식 투자 비율을 60% 이하로 낮춘 혼합형 펀드로 주식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미래에셋 '라이프사이클펀드'는 주식 투자 비율을 달리하는 펀드로 구성돼 투자자의 연령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제공한다. 2030연금 펀드는 20~30대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갖는 젊은층에게 적합한 주식형 상품이며,5060연금펀드는 50~60대 은퇴 전후 투자자들에게 알맞은 채권혼합형 상품이다.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주식]펀드'는 가치주 펀드의 대표운용사인 한국밸류자산에서 운용하며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하는 운용사의 철학에 맞춰 장기 관점에서 수익을 추구한다. 과거 가치주 부상과 함께 시장의 많은 관심을 끈 바 있다.

채권형 상품은 채권 투자를 통해 정기예금과 같은 확정금리형 상품 대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주식 투자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려는 보수적인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이외에도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신한BNPP해피라이프연금브릭스 펀드' 등 해외 투자 상품도 일부 제공되고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최소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장기 투자상품이다. 따라서 본인의 투자 성향과 향후 자금 사용 계획 등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골라야 한다. 상품을 선택할 때는 투자하고자 하는 펀드의 과거 운용 성과뿐만 아니라 성과의 변동성,펀드 운용사의 운용 능력 등을 따져보고 드는 것이 중요하다.

최효종 <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부 이사 hyojong@hanaw.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