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BMW가 2013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투입할 첫 전기자동차 2종을 공개했다. 도심형 순수 전기차 'i3'와 전기모터에 내연기관(가솔린 엔진)을 결합한 플러그인(충전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이다. 차체를 강화 탄소섬유(CFRP)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무게를 크게 줄인 게 특징이다. BMW는 한국 시장에도 2014년부터 이들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도 주도할 것"

BMW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 전시장에서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i3와 i8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BMW는 새로운 개념의 이동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 10년,20년 뒤엔 완전히 다른 자동차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의 초창기 시절인 1900년대 초엔 마차가 대부분 운송 수단이었지만 1925년께는 거리에서 마차가 사라졌다"며 "2000년대도 비슷한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년께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신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이 도로를 채우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BMW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선구자로 떠오를 것"이라며 "인터넷 판매 등 유통 채널 다각화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3ℓ로 100㎞ 달리는 스포츠카

BMW가 공개한 도심형 전기차 i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은 차체를 둘로 나눈 게 특징이다. 배터리,전기모터,엔진 등이 담겨 있는 차량 뼈대인 '드라이브 모듈'은 초경량 알루미늄으로 제작했다. 드라이브 모듈 위에 얹는 탑승자 공간인 '라이프 모듈'은 강화 탄소섬유로 제작해 무게를 줄였다. 클라우스 드래거 BMW 개발 담당 이사는 "강화 탄소섬유 등 특수 소재를 활용해 차체 중량을 기존보다 250~300㎏ 정도 줄였다"며 "재활용이 가능한 다양한 친환경 소재로 인테리어를 꾸민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순수 전기차인 i3는 배터리를 완전 충전하면 최대 130~160㎞를 운행할 수 있다. 일반형 배터리를 기준으로 6시간이면 완충이 가능하며 최고 시속은 150㎞다. 출발 후 시속 100㎞까지 7.9초 만에 도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기모터에 3기통 가솔린 엔진을 덧붙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은 최고 시속이 250㎞다. 가솔린 엔진이 작동하지 않고 전기모터만으로 35㎞를 주행할 수 있다.

◆모바일 서비스도 대폭 강화

BMW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을 활용한 차량용 모바일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독일 뮌헨에서는 실시간 길 안내,주유 · 충전 정보,주차 안내 기능 등을 담은 '드라이브 나우'라는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 중이다. 미국 뉴욕에서는 차량이 지나가는 주변의 다양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마이 시티 웨이' 서비스를 개발,시험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