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사가 22일 합의한 임금 인상안은 '파격적'이다. 기본급 인상은 5.17%(9만원)에 그쳤지만 성과보상으로 지급되는 인센티브가 1인당 평균 2000만원이 넘는다. 이 회사 역대 최대 규모의 임금 인상이다.

우선 성과급으로 통상임금의 300%와 더불어 400만원의 현금이 지급된다. 여기에 격려금조의 300만원과 자사주 80주(주당 7만7000원)를 합하면 조합원 1인당 받는 돈이 2000만원이 넘는다. 기아차 노조는 오는 27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임금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같은 임금 인상은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한 다른 대기업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은 기본급 9만원 인상에 성과급 300%+300만원을 지급하고,격려금은 연말에 재분배키로 했다. 현대하이스코는 기본급 8만9000원 인상에 성과급 300%와 격려금 600만원을 준다.

이날 기아차 노조 및 금속노조 게시판에는 "무쟁의로 타결한 이번 합의안은 노사 모두 윈윈하는 것"(아이디 커피한잔) 등 환영의 글이 잇달았다.

업계는 기아차가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20주(당시 주가 3만원대)를 지급한 데 이어 올해 80주(현 주가 7만7000원)를 지급키로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무분규 타결 때 성숙한 노사문화 창출에 기여한 직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주식을 지급했다"며 "올해에도 생산 차질 없이 교섭을 타결한 직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1인당 80주씩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주식을 받은 노조원들이 올해 주가가 오르자 크게 기뻐했다"며 "노조원들 사이에도 파업을 하면 더 손해라는 인식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