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초 W증권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해의 증시 전망 및 투자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백발백중 풍수 재테크'란 제목으로 풍수 강연을 병행했다. 강연을 맡은 필자는 청중들에게 먼저 운기(運氣)를 이야기했다. 주식 투자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우선 시황이 좋을 때를 기다려 주식을 사거나 또는 종목 선택이 절묘해야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저절로 돈이 굴러들어 오도록 스스로의 운기를 키우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풍수지리를 통해 개운(開運)을 꾀하려면 생활 주변에서 우리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공기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지표면의 공기는 ㎥당 1293g(1.3㎏)으로 상상도 하기 어려울 만큼 무겁다. 그러나 10㎞ 상공의 공기는 ㎥당 고작 400g밖에 되지 않는다. 질량이 무거운 지표면의 공기는 가공할 파괴력으로 땅을 유린한다. 미국 중부 지방에서 발생하는 토네이도를 보면 바람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실감하게 된다.

이처럼 무거운 바람이 산천 지형의 형세를 따라 일정하게 순환한다. 어느 곳은 빠르고 어느 곳은 느리게 흘러다니며 사람의 생명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이 가장 건강하게 성장해 큰 결실을 맺기에 알맞은 바람을 얻는 방위가 있다. 이것을 좌향(坐向)이라 부른다. 통념상 햇빛을 많이 얻는 남향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산천 지세를 따라 흘러다니는 바람 중 최적의 것을 얻는 방위를 말한다.

풍수에서도 가장 무서워하는 좌향이 있다. 바로 용상팔살(龍上八殺)이라는 것인데,이 방위로 집의 향을 놓으면 재앙이 덮쳐 망한다고 한다. 용상팔살이란 집으로 매섭고 흉한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어와 사람이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경우이다.

용상팔살은 자연이 악인을 위해 함정을 파놓은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그가 욕심을 부려 천하의 명당을 차지했을 때 자연은 용상팔살에 걸리도록 사람을 유혹해 발복을 제재한다는 것이다. 용상팔살에 걸린 묘는 봉분뿐만 아니라 묘의 마당에 이르기까지 풀 한포기가 자라지 못한다. 주택의 경우 치명적인 병마를 불러와 흉가가 된다.

한번은 어느 회사의 사장님이 지도를 가지고 와 전원주택 부지로 어떠냐고 물어왔다. 사연인즉 이 주택이 아주 싼 가격에 경매에 나와서 무조건 덜컥 낙찰을 받았는데,전에 살던 사람이 그 집에서 살며 암으로 죽고 우여곡절 끝에 집까지도 경매에 나왔다는 것이다.

지도를 보고 풍수적으로 분석해 보니 주택이 용상팔살에 걸려 있었다. 만약 그 분이 풍수 조언을 구하지 않고 그냥 시세에 비해 싸다고 흡족해 하며 그 집에 들어가 살았다면 전 주인과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섬뜩했다.

어느 장소에서 어떤 좌향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은 청나라 때 관리를 지낸 조정동(趙廷棟)에 의해 '88 향법'으로 법칙화돼 전해진다. 여기서 '88 향법'에 맞게 놓아진 묘나 주택을 풍수지리는 '향 명당'이라 부른다. 그리고 어떤 터라도 그 터에 영향을 주는 공기의 순환궤도와 양을 살펴 가장 알맞은 기를 취하는 향 명당은 추가적인 비용이나 희생 없이 선택 가능한 장점이 있다.

현대는 경제적 또는 법적인 제약 때문에 길지를 구해 집이나 건물을 짓기 어렵다. 특히 도심의 땅값은 천문학적인 시세여서 명당이라면 주인이 부르는 대로 돈을 줘야 한다. 그 결과 21세기의 풍수는 '땅 명당'을 택해 집을 짓기보다는 보통의 땅 위에 길한 방향으로 건물을 짓는 '향 명당'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록 지기가 허약하거나 문제가 있어도 주택의 좌향을 길하게 놓으면 땅의 문제를 극복하고 풍수적 발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노력한 것보다 더 큰 결실을 얻고 싶다면 그보다 그 터에 가장 적합한 좌향을 찾는 것에 투자해볼 만하다.

고재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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