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사업은 이미 한계
KT 네트워크 강점 살려
데이터 자유지역 만들 것
[스마트파워 100인 릴레이 인터뷰] (5) 이상훈 KT 사장 "한국을 클라우드서비스 거점으로 만들겠다"

"모바일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

기업 고객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이상훈 KT 사장(G&E부문 · 56 · 사진)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대뜸 이렇게 말했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모바일 신천지가 열렸다고 하는 마당에 모바일 시대가 이미 끝났다니….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데이터통신을 이용한 무료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데이터통신은 폭증하는데 투자와 관리는 계속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비용은 늘어나는데 기존 통신사업으로 돈을 더 벌 방법이 없습니다. "

◆"한국은 최적의 클라우드 거점"

통신사들이 지금 당장은 데이터요금으로 돈을 벌고 있지만 사실상 '끝물'이라는 얘기다. 그가 이런 의견을 내놓은 데는 나름대로의 경험이 작용했다.

이 사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유펜)에서 시스템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벨연구소에서 일하다 1991년 해외석학 유치 프로그램에 따라 KT에 입사했다. KT에 있으면서 브로드밴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을 책임진 이가 그다.

전국적인 브로드밴드 망을 깔고 그 뒤로 유선망 사업이 어떻게 변화돼왔는지를 지켜본 입장에서 지금 모바일사업이 브로드밴드의 10년 전 모습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유선 수요가 폭증하고 가입자당 수익이 떨어질 때 빨리 다른 비즈니스를 찾았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습니다.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지 못하고 국내에 안주하면서 한때 시가총액 1위였던 KT 주가가 지금처럼 떨어진 거죠."

그렇다면 통신사는 어디에서 수익을 찾아야 할까. 이 사장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앞다퉈 클라우드 서비스에 나설수록 안전하고 편리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며 "한국을 세계 데이터 자유지역으로 만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데이터 자유지역은 마치 경제자유지역처럼 세계의 수많은 데이터가 자유롭고 안전하게 저장되고 유통되는 곳을 뜻한다. 이 사장은 "아마존이나 구글,애플 등이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결국 클라우드의 핵심은 네트워크"라며 "클라우드가 확산될수록 유무선 네트워크 경험을 모두 가진 KT의 강점이 부각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매출보다 경쟁력 확충에 역점

그렇다 하더라도 지역 거점 측면에선 중국이나 일본,또는 홍콩 싱가포르가 한국보다 더 유리하지 않을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중국이나 홍콩은 검열 문제가 있어 쉽지 않습니다. 일본은 최근 지진사태에서 봤듯이 데이터 손실에 대한 우려가 있고요. 싱가포르는 비용이 많이 듭니다. 한국은 이런 단점을 모두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입니다. "

최근 소프트뱅크가 KT와 제휴해 일본 기업들의 데이터센터를 한국으로 옮기기로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라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사업본부를 기업고객부문으로 통합한 것도 글로벌사업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사업이 대부분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인 만큼 조직을 합치면 해외시장 개척뿐 아니라 해외 진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더 용이해질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기업고객부문과 글로벌사업본부의 매출 합계는 4조6000억원.KT 전체 매출의 20%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매출을 빨리 늘리는 게 당면 과제는 아니라고 한다. 이 사장은 "매출 증대가 아니라 기업용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며 "해외 고객들의 호응을 얻으면 사업은 저절로 성장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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