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현빈 대신 싸이 등장…패러디 광고의 강렬한 유쾌함
오비맥주 카스 라이트의 광고는 인기 배우 하지원의 섹시함과 젊은이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가수 싸이의 매력이 결합된 작품이다. 화제의 드라마로 큰 인기를 얻었던 '시크릿 가든'의 여자 주인공인 하지원과 기존 카스라이트 모델인 싸이를 함께 발탁해 드라마의 명장면인 거품 키스신과 윗몸일으키키 장면을 패러디했기 때문이다.

모델들의 하드웨어적인 매력에 '윗몸일으키기'와 '맥주 거품'이라는 소프트웨어적인 요소들이 어우러졌다. "맛은 올리고(up),칼로리는 내리고(down)"라는 메시지도 소비자들에게 호소력을 갖는다.

'시크릿 가든' 현빈 대신 싸이 등장…패러디 광고의 강렬한 유쾌함
일단 광고 모델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부터 살펴보자.드라마에서 한껏 주가가 오른 하지원은 큰 인기를 얻었던 TV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여주인공이다. 사랑은 앙숙관계에서 시작된다.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 싸우며 사랑은 익어간다. 사랑과 미움은 백지 한 장 차이.스턴트우먼 하지원은 백화점 사장인 현빈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

가수 싸이는 어떨까. 점심시간부터 들려 오던 밴드의 음악소리는 날이 저물자 그 본색을 드러낸다. 학생회관 앞 가설무대로 학생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괴성이 터져나온다. 가수 싸이가 등장한 싱그러운 5월의 대학 캠퍼스다.

대학 축제의 즐거움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연인과 술,노래와 이야기.술이라는 매개체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보다 가깝게 만들어 주는 묘한 힘을 지닌다. 술을 마시면 노래와 이야기가 더 깊어진다.

현란한 조명 속에서 열창하는 가수 싸이는 젊은이들의 피를 더 뜨겁게 만드는 모양이다. 그의 노래는 젊은 청춘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연인과 음악,맥주가 함께하는 밤은 젊은이들을 열광시킨다.

특히 카스 라이트 '윗몸 일으키기'편은 이 시대 젊은이들의 가슴에 와 닿는 강력한 코드인 '매력적으로 보이기'와 맞닿아 있다. 매력을 넘어 섹시하게 보이는 것이 남녀 모두의 열망이다.

그래서 매력적인 몸매 만들기에 집착한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두 주인공이 연출한 윗몸 일으키기 장면은 사랑의 감정을 교환하는 과정이요 섹시한 몸매를 만드는 수단이다.

맥주 카스는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탰다. 바로 '맥주 거품'.여자의 입술에 남아 있는 맥주의 거품을 남자는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사랑의 시작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는 언어의 전달력보다 시각적 · 청각적 요소들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사랑이라는 감정을 전달하는 데도 촉각적 요소가 중요할까. 카스 광고에선 이점이 핵심이다. 촉각 커뮤니케이션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맥주의 거품을 여자 모델의 입술에 묻혀 둔 것이다. 그래서 카스 광고는 젊고 뜨겁고 유쾌하다.

한편 하지원은 길거리와 야구장,컨벤션센터 등에서 팬사인회와 시음 판촉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 ·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에는 여러 수단이 있는데,광고가 이벤트 및 판촉 행사와 어우러지면 큰 시너지를 창출한다. 광고의 컨셉트가 다른 수단들과 통합될 때 그 효과가 배증되는 것이다. 광고는 단순히 광고로만 끝나지 않는다.

오주섭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