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과 공동체는 행복의 동반자

공평과세로 세금편견 불식시켜야

[세금을 바로 알자] (7) 공동체의 원동력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인간은 개체적 존재이면서도 관계적 존재이기 때문에 사회 공동체를 떠나서 살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인간은 개인의 자유와 더불어 자신이 속한 이웃,사회,국가 등을 매우 소중히 여기면서 이들 공동체의 번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이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바로 세금이다.

세금이 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동체 운영의 핵심인 세금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이 곱지만은 않는 것 같다.

2008년 12월에 조세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성실납세 의식을 지닌 사람은 절반을 약간 웃돈 52.2%에 그쳤다.

나머지는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39.9%),'빼앗기는 기분이 들어 내고 싶지 않다'(7.7%)고 응답해 세금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존재함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세금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는 것은 일부 기업주의 편법 상속과 증여,고소득 전문 직종의 탈세 등이 국민들에게 나쁜 인식을 미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금 폭탄' 같은 현혹적인 용어를 만들어 세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퍼뜨리는 사람들도 문제다.

# 세금 없던 나우루의 비극

공동체의 관리와 운영을 위해서는 반드시 세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가 있다.

지구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 섬나라 나우루의 얘기다.

호주 북동쪽에 위치한 남태평양의 나우루는 지구본에 표시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초미니 국가다.

울릉도의 3분의 1 크기에 인구라곤 고작 1만명 정도다.

그런데 나우루가 세계적인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떵떵거리며 살았던 적이 있다.

바다를 오가는 철새들이 흩뿌린 배설물 덕분에 나우루가 한때 세계 2위 부자 나라에 올랐던 것이다.

수천년 동안 쌓인 새들의 배설물은 산호층과 결합해 인광석(인산질 비료와 도금의 원료로 쓰이는 광물)으로 변했고,'새똥섬'으로 불리던 나우루는 하루아침에 보물섬이 되어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샀다.

이때부터 나우루 정부는 국민들에게 최고의 복지를 베풀었다. 의료 · 교육비뿐만 아니라 집도 나라에서 공짜로 제공했다. 물론 세금도 없었다. 벼락부자가 된 국민들은 너도나도 흥청망청했다.

나우루의 번영은 약 20년간 지속됐다. 하지만 인광석이 바닥을 드러내자 돈이 없어 나라의 기능이 대부분 멈췄다.

나라살림의 근간을 이루는 세금이 없었고,세금을 바탕으로 발전을 꾀하기보다 주어진 자원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다.

나우루 사례가 시사하는 것은 공동체가 유지 · 번영하기 위해서는 세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세계 최강국으로 자리잡은 미국의 경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미국은 세금 납부로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는 부자들이 무척 많다.

세금으로 애국을 실천하는 백만장자들이 많기로 유명한 나라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조지 소로스,석유왕 록펠러의 후손인 데이비드 록펠러 시니어,CNN 창업자인 테드 터너 등 내로라하는 거부들이 참여하고 있는 '책임지는 부자(Responsible Wealth)' 모임이 대표적이다.

그들이 존경받는 것은 나눔의 의무를 특권이자 책임으로 생각할 뿐만 아니라 행복으로 여기며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 얻은 부와 명성을 세금으로 나라에 돌려주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게 그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그들로선 세금이 애국을 실천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셈이다.

최고소득층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역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부자들의 상속세 폐지나 고소득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면,빈부격차를 더욱 심화하는 데다 사회복지비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상속세 폐지 반대와 공평 과세 캠페인 등을 주도해 전 세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 세금편견 없애는 공평과세

최근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실시한 여론조사(2011년 3월9일)에서 국민의 4대 의무 중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납세가 41.4%로 가장 높았다.

또한 한국갤럽의 조세불공정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에서도 고소득 · 전문직 소득 탈루 31.6%,사업자 · 봉급생활자의 과세 불균형 25.4%,편법적 상속 · 증여 24.1%,고액 체납 9.8% 순으로 나타나 납세의 공정성이 더욱 더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적은 금액이라도 성실하게 납세하는 국민은 우대하는 한편,탈세자에 대한 추적은 강화하는 제도 마련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국세청은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에 대해 엄중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수입 금액이 대부분 노출된 일반 사업자 조사는 축소하는 반면 대부업 · 유흥업소 · 부동산 임대 · 대형 음식점 · 고액 학원 · 전문직 사업자 등 고질적 취약 분야에 대한 조사는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그리고 올해부터 신고 후 사후 검증을 강화함에 따라 업종별 세원 관리 모델을 만들어 수입 금액과 비용의 적정성을 철저히 검증하기로 해 주목된다.

이뿐 아니다.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 방지를 위해 변칙적인 상속과 증여를 막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또한 미성년자가 고액 재산을 물려받을 경우 부모 등 증여자의 세금 신고가 적정한지를 함께 조사하고,차명 재산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차명 재산의 소유권 변동 내역을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다.

# 올바른 세금인식 가져야

그동안 국세청은 재산을 은닉한 고액 체납자를 뿌리뽑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체납자 명단 공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정보교환 협정 확대로 해외 은닉 재산을 파악하고 체납정리특별전담반을 구성하는 등 탈세자 관리를 크게 강화했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역외 탈세,즉 국내 자본의 불법 해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해외금융계좌신고제'를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해외금융계좌신고제는 거주자 및 내국 법인이 해외 금융기관에 개설하거나 보유한 해외 금융계좌의 잔액이 1년 중 하루라도 10억원을 넘으면 계좌 정보를 다음 연도 6월에 세무서에 신고해야 하는 제도다.

납세 권리를 찾을 수 있는 제도는 세금 납부의 공정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세금이 빛을 발휘하려면 국세청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그보다는 세금에 대한 역할을 올바로 인식함으로써 성실 납세에 앞장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눔의 열정은 아무리 나눠도 채워진다는 얘기가 있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은 책임있는 납세자가 돼야 한다.

그래야만 공동체의 구성원인 국민들에게 고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세금은 공동체의 운영과 구성원에게 반드시 필요한 행복의 동반자다.

세금을 바탕으로 복지 문화 환경 등 모든 부문의 행복도를 끌어올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사회가 이루어지길 꿈꿔본다.

자료:국세청 세정홍보과 (02)397-7506~8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 세금 퀴즈 / 정답은 무엇일까요?

국세청은 해외 금융기관에 개설한 해외 금융 계좌의 잔액이 하루라도 10억원을 넘을 경우 계좌 정보를 납세지 관할 세무서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지요.

올해 처음 시행된 이 제도는 무엇일까요?

① 해외금융계좌신고제

② 납세자보호담당관제

③ 현금영수증제도

④ 상속세폐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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