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오길 인팩 회장은 요즘 충북 충주를 자주 찾는다. 2만3760㎡(7200평) 규모의 전장부품 공장 건설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차량용 케이블과 밸브를 주로 생산하는 인팩은 2005년부터 현대자동차와 함께 전자제어식 현가장치(ECS),전자식 파킹브레이크 케이블(EPB) 등을 개발해왔다. 연내 완공할 충주공장에서는 이들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전장부품은 인팩의 미래 주력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전장부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장부품은 각종 센서와 디스플레이장치,모터,엔진컨트롤유닛(ECU),스위치 등을 말하는 것으로 자동 주차시스템을 비롯 자동차의 전자화가 속도를 내면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모델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투자가 증가하는 이유의 하나.

만도는 지난해 말부터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 전장부품 연구 · 개발의 심장이 될 연구 · 개발센터를 짓고 있다. 흩어진 연구인력 700명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것으로 이곳엔 9층짜리 건물 2개동이 들어선다.

현대모비스도 전장 분야 기술력 제고를 위해 전체 연구원(2000명)의 10%가 넘는 200여명을 올해 새로 뽑을 예정이다. 지난달부터는 500억원을 들여 경기 마북에 첨단 전장부품을 개발하는 전장연구소도 건설 중이다. 현대 · 기아차 1차 협력사인 경신도 822억원을 투자해 송도국제도시 지식정보산업단지 내 1만2006㎡(3600평)에 전장부품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한라공조와 두원공조는 전기차용 저전력 에어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 전기의 효율성이 중요한 만큼 에어컨시스템의 전력 소모량 축소가 관건이라고 두 회사는 밝혔다. 전기차 충전 때 저전압을 고전압으로 바꿔주는 변압기는 유라코퍼레이션과 경신,LS산전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규석 자동차부품연구소 기획실장은 "자동차에 정보기술(IT)이 접목되면서 전장부품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 정도로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고문수 자동차공업협동조합 전무는 "전장부품 시장은 2006년 8조원에서 최근 14조5000억원 등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부품산업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