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의 론스타와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 연장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은 계약 연장이라는 큰 틀에서 합의점을 찾았으나 매각 가격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여전히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주말까지 계약 연장 협상을 끝낸다는 목표 아래 론스타와 협상을 벌여왔다.

하나금융은 계약이 확정되면 곧바로 긴급이사회를 열어 승인받은 뒤 이를 공시할 예정이었으나 아직 이사회 개최 움직임은 없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협상은 소강상태"라며 "소강상태라는 것은 굵직한 부분에서 합의는 봤지만 세세한 부분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계약이라는 것이 잘되는 듯하다가도 안 되고 안될 듯하다가도 갑자기 타결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예상보다 늦어졌지만 이르면 이번 주중 협상이 타결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시점인 지난달 25일 이후에도 양측이 계약을 깨지 않았다는 점에서 론스타나 하나금융 모두 계약 연장이라는 대원칙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매각가격과 연장기간 등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 가운데 10%를 우선적으로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당국의 승인 없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지분은 5%로 제한돼 있어 외환은행 지분 5%는 하나금융이, 나머지 5%는 하나금융 계열사들이 매입하는 방안이다.

협상에 참여 중인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협상 중에 함부로 말하는 것은 공시 위반 가능성이 있다.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국의 승인이 필요없는 지분 10% 선(先) 인수 방안은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일종의 보험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을 무기한 연기했지만 하나금융은 이를 통해 론스타와 협상의 끈을 이어갈 수 있다.

론스타 입장에서는 투자금 일부를 미리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협상과 관련한 함수가 훨씬 복잡해진다는 점에서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나금융이 론스타의 요구대로 시가보다 비싼 가격에 지분 10%를 우선 인수하면 재무ㆍ경영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차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외환은행 주가는 작년 11월 계약 당시 1만2천~1만3천원이었으나 현재 9천원대 초반에서 거래돼 지분 인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론스타는 나머지 41%를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팔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10%에 대해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오는 16일 열리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로서 적격성과 관련한 외환카드 주가조작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 및 금융당국이 최근 재개한 론스타에 대한 정기적격성 심사에도 주목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재판과 당국 심사를 통해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이 즉각 박탈되는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임이 드러나 외환은행 지분이 하나금융에 강제매각 형식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회 정무위 임영호 의원은 론스타가 4조원 가까운 자산규모의 골프장 그룹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산업자본임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