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50만원 적립식 펀드로 교육자금 마련
'한경 Money & Investing 전국 로드쇼'에서 30대 중반 여성인 A씨를 만났다. 뭔가 적혀 있는 메모지를 가득 들고 있었다. 각종 금융상품 대출 현황 등 지출에 대한 내용으로 어수선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자신의 돈 흐름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뭘 도와드릴까요?"라고 묻자 부동산 얘기를 먼저 꺼냈다. 수년 전부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지방 아파트를 샀다고 했다. 매달 원리금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 자녀 교육자금과 노후자금을 마련할 길도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매월 450만원씩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였다. 이대로 있다가는 개인 파산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큰 돈을 들여 투자용 부동산을 구입한데다 3개월 전에는 집까지 옮기는 바람에 이 같은 적자를 3개월째 이어오고 있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그동안 들었던 연금보험에서 상당한 액수를 중도 인출해야 했다. 3년 전 무리하게 부동산을 구입했고 결국 노후자금으로 써야 할 연금보험에까지 손을 댄 것이다. 당장 이번 달 대출금을 어떻게 갚을지,또 초과 지출되는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상담을 요청해왔다.

◆투자용 아파트서 담보대출

A씨가 갖고 있는 부동산은 크게 세 종류였다. 투자용 아파트 2채와 거주용 아파트 1채다. 투자용 아파트 2채 가격은 2억9000만원,거주용 아파트 가격은 1억원이다.

투자용 아파트 1채('가')와 거주용 아파트에 대한 대출 원리금 부담이 매달 340만원에 달했다. 3개월간 적자를 낸 가장 큰 원인이다. 다행인 점은 다른 투자용 아파트('나')에선 기대수익을 이미 달성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아파트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용인 '나' 아파트에서 마이너스 통장식 담보대출을 받도록 했다. 이를 통해 투자용 '가' 아파트의 대출 원리금(월 300만원)을 갚아나가는 구조로 만들었다. 자동이체를 설정해 대출금이 실수로라도 연체되지 않도록 했다. 연체할 경우 이자 부담이 커지는데다 신용도 하락으로 추후 은행과 거래할 때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런 구조를 만든 또 다른 이유는 A씨가 '나' 아파트를 내년에 처분하기를 강력히 희망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로 아파트를 연내 팔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가 내년 중 투자용 '나' 아파트를 팔면 모든 투자용 부동산의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씨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도 담보대출을 끼고 있었다. 거치식 방식으로 대출을 받고 있어 매달 이자만 내는 중이었다. 이를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으로 바꾸도록 조언했다. 이자만 내는 방식은 매달 적은 금액의 이자만 내기 때문에 얼핏 소비자에게 유리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원리금을 같이 갚아나가는 방식보다 훨씬 더 많은 이자를 부담하게 된다. 어차피 갚아야 할 금액이기 때문에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처음부터 원금을 함께 상환하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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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력 없는 연금보험 과감히 해지


A씨는 3년 전부터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위해 매달 220만원씩 연금보험에 넣고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대출금을 갚느라 보험을 중도 인출했던 게 문제가 됐다. 연금의 효력은 이미 상실된 상태였다. 게다가 연금을 추가로 낼 만한 여력도 없었다. 따라서 이 연금은 과감하게 해지하는 게 낫다는 조언을 했다. 빚을 내서 연금을 붓느니 다른 저축상품에 넣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A씨에게는 가족 구성원들을 배려한 다른 저축상품을 추천했다. 8년 후로 다가온 첫째 아이의 교육자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월 50만원짜리 적립식펀드에 가입하도록 했다. 적립식펀드는 주식에 대한 평균 매입단가를 낮춰주는 효과를 내는데다 통상적으로 은행 예 · 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둘째 아이의 교육자금을 위해선 어린이 변액보험에 가입하도록 조언했다. 가정의 경제활동을 책임지는 실질적 가장의 유고 때 혜택이 많고 비과세까지 적용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다만 연금상품을 없앤 데 따라 노후 준비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일부 연금보험을 남겨두기로 했다. 월 20만원 정도다.

A씨 부부는 당분간 부동산 투자를 계속 이어가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A씨가 구상하는 원룸 임대사업의 경우 재고하도록 강력히 요청했다. 현재의 재무상태에서 원룸사업을 벌이기 위해선 또 다른 거액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대출이자 등을 따져봤을 때 그가 염두에 두고 있는 원룸의 월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을 확인했다. A씨와 협의한 끝에 원룸사업에 대해선 3년 후 부동산 시장과 대출금리 등을 살펴본 뒤 재투자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소득 내에서 저축 · 소비 습관 가져야

다행히 A씨는 소득 대비 적정 수준의 일반 보험료를 매달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 소득 700만원가량인 자영업자인데 평균 보험료가 60만원 정도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보험료와 비교할 때 보장 규모가 지나치게 작았다는 점이다. 적립식 보험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적립 보험료를 최대한 줄이고 그 금액만큼 적립식펀드에 가입하도록 했다.

상담 과정에서 A씨가 평소 궁금해했던 질문을 했다. "다른 집과 비교할 때 왜 자기 가정의 소비만 특별히 많은지" 궁금해했다. 그동안 상담해본 결과 "대출을 많이 쓰는 가정은 카드를 많이 사용하고 또 카드를 많이 쓰면 지출 내역을 바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과소비하는 경향이 있다"는 경험을 말해줬다. 그러면서 "앞으로 자녀들의 경제교육을 위해서라도 소득 내에서 저축과 소비를 해야 한다"는 점을 당부했다. 사실 말은 쉬워보여도 실천하긴 어려운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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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와 수 차례 상담하는 과정에서 항상 외부 여건이 바뀌게 마련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중요한 것은 재무적인 변화가 닥쳤을 때 불필요하고 잘못된 지출을 바로잡는 일이다. 재무상담사는 이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준비는 할 수 있다.





조동환 포도재무설계 상담위원 dhjo@podof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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