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한나라당 중도 소장파로 구성되었다는 '새로운 한나라'소속 의원들의 행태는 정당의 정체성을 잊게 만든다. 오로지 '표(票)퓰리즘'을 공약하는 정당이라면 이는 정치 권력을 움직이는 정치집단이라고 볼 수 없다. 이들은 25일 국회 모임에서 "현정부 경제 정책은 강만수 사단의 전횡 구조이자 강만수 학파의 학술 경연장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고환율 감세정책으로 재벌 대기업은 경제가 좋아졌다지만 그들만의 잔치로 끝났고 서민은 물가 인상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예 MB 정부의 경제 정책 전부를 부정하려는 모양새다. 민주당 의원 모임이라고 착각할 정도다.

좌회전할수록 민주당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라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적 맹목이요 경제정책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와 지식도 없는 발언들이다. 시민단체나 대학생들이 주장하는 수준과 다를 것이 없다. 모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1400대 대기업에 추가 감세를 해줘야 하느냐고 물으면 대답할 자신이 있느냐"고까지 목청을 높였다고 한다. 왜 감세를 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철학이 없이 청와대가 하자니 따라갔다는 실토에 불과하다. 고환율 정책에 대한 비판은 더욱 그렇다. 해외 여행이나 유학 송금, 해외쇼핑 등으로 악화일로였던 경상수지를 방어하고 한국 경제의 파산을 막기 위해 취해진 당시로서는 최적의 방책이 바로 환율 정책이었다.

덕분에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제2의 외환위기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인데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공부 자체가 부족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대기업 호황이 트리클다운(trickle down)되지 않는다지만 그나마 내수가 버티고 일자리가 유지된 것이 바로 그 덕분이다. 최근 수년 동안 이 정도라도 나라살림이 버티고 있다는 점을 애써 부정하고 천국이 아니므로 곧 지옥이라는 식의 주장을 내놓으면 더는 지성적인 토론이 불가능하다. 이념과 가치가 없는 정당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한나라 신주류라는 이분들에게 누가 경제공부를 좀 시켜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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