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부산저축은행 등 7개 저축은행에서 영업 정지 전 부당인출된 예금을 환수하기로 했다. 민법에서 채권자의 불법행위로 다른 채권자의 권익이 침해됐을 경우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채권자 취소권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당인출됐던 총 3588건 1077억원 가운데 상당액이 환수될 것으로 보인다. 말도 안되는 특혜 인출 사건인 만큼 금융당국으로서는 당연한 조치다.

그렇지만 이번 부당 인출사건에서 더 큰 문제는 모럴해저드다. 돈을 환수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란 얘기다. 당장 영업정지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은행 관계자들은 검찰이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금융감독원도 예외일 수 없다. 당시 부산저축은행에 파견됐던 금감원 직원들은 예금이 인출된 다음에야 뒤늦게 후속 조치에 나서는 등 관리 감독을 태만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또 부당 인출 사실을 인지한 지난 2월16일 이후 한 달 반이 지나서 검찰에 이를 통지했다고 한다. 감독 태만과 늑장 대응에 대해 철저한 소명과 관련자 처벌 등 엄중한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불법이더라도 원래 예금주에게 지급된 예금을 강제로 환수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마땅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어 실제 환수과정에서는 크고 작은 법리적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흐지부지 마무리돼선 안된다. 모럴해저드를 없애지 않고는 금융의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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