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체계 허점 노출
[저축銀 '부당인출' 후폭풍] 예보, 조사권 없고 손실은 책임

예금보험공사는 대규모 예금 인출을 막기 위해 금융회사에 대한 단독 검사 · 조사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예보는 지난해 9월 금융 사고 또는 위험을 감시하는 기능을 예금자보호법에 넣는 방안을 추진했다. 금융사 부실로 생긴 손실은 예보가 다 떠안으면서도 정작 이를 예방할 장치는 갖고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보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부실징후가 보이는 금융회사에 가급적 빨리 들어가 부산저축은행과 같은 사태 악화를 막는 것"이라며 "관련법이 없어 항상 사후약방문 식으로 대처하다보니 기금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도 딱히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예보 기금 내 저축은행 계정은 급속히 악화됐다. 잔액 기준으로 저축은행 계정은 2008년 -1조7879억원에서 2009년 -2조4405억원으로 손실이 불었다. 지난해에는 적자가 다소 줄었지만 올 들어 8개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손실규모는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예보는 이에 따라 이달부터 '저축은행 구조조정 특별계정'을 만들어 가동하기 시작했다. 은행 보험 등 비교적 여유가 있는 계정에서 자금을 빌려쓰는 방식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예보가 독자적으로 금융부실을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데 반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 조짐을 보이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검사 결과를 예보에 통보할 수 있는 만큼 예보가 검사권을 갖는 것은 옥상옥이며 피감기관의 부담도 커진다"고 반대해 예금자보호법 개정 시도를 좌절시켰다.

한국은행이 금융회사 조사권을 갖는 문제에 대해서도 금감원은 반대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감원이 99%의 정보를 공유한다고 해도 나머지 1%의 정보가 핵심"이라며 "금감원의 과도한 욕심이 금융시스템 위험과 국민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시훈/유승호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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