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산업을 대표하는 대기업으로 동반성장 평가대상인 56개 선두기업이 최근 5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동반성장 효과는 저조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기업이 협력사들과 거래 관계를 개선해 중소기업의 재무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임으로써 고용을 늘리고 정부 조세정책도 동반 성장 위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연합뉴스가 이들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했더니 직원 1인당 순이익이 1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46.1% 급증한 수준이다.

국가경쟁력 기반이 되는 `리딩 컴퍼니'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점에서 박수받아 마땅한 `화려한 성적표'다.

하지만, 정부의 고환율정책 등 각종 지원책에 따른 대기업 호황의 이익이 중소기업으로 확산하는 '트리클다운(Trickle Down) 효과'는 의문스럽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에 대기업이 동참하면서 지난해 고용 증가율이 9%에 달했지만 `반짝 효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5년간 분석 기간을 넓히면 연평균 고용 증가율은 약 4%에 그친다.

◇대표기업 직원 1인당 1억 벌었다


이제 국내 기업도 세계적 기업 못지않은 수익성을 자랑하게 됐다.

부채를 일으켜 성장하던 구태를 벗어던지고 구조조정으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 결과다.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 56개사 가운데 2009~2010년 사업보고서를 비교할 수 있는 50개사의 직원 1인당 순이익은 2009년 6천886만원에서 지난해 1억58만원으로 46.1% 증가했다.

순이익이 37조2천829억원에서 59조3천749억원으로 59.3%나 늘어난 덕분이다.

매출액은 626조1천591억원에서 712조8천702억원으로 13.8% 증가하는데 그쳐 순이익률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기업은 연결기준, 도입 전인 기업은 개별기준의 재무제표를 사용했다.

삼성전자(53,600 +1.32%)의 1인당 순이익은 지난해 1억6천800만원에 달했다.

호남석유화학이 5억3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현대모비스가 3억8천800만원, SK텔레콤이 3억1천9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1인당 순이익이 1억원 이상인 기업은 16곳으로 포스코, 현대중공업, LG화학, 하이닉스, 현대제철 등 초대형 기업이 대부분 포함됐다.

극심한 업황 부진으로 건설업종 생산성이 `뒷걸음질'한 것을 고려하면 제조업 대형사의 1인당 생산성은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종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인당 순이익 1억원'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국내 기업이 외환위기 이후 경영혁신으로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을 증가시켜 왔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일자리 늘었으나 `반짝 효과' 지적도


분석대상 50개 기업의 직원 수는 2009년 54만1천450명에서 작년 59만316명으로 4만8천866명(9.0%) 증가했다.

2006~2010년 5년치의 비교 가능한 44개를 기준으로 보면, 직원 수가 2006년 48만7천586명에서 지난해 56만6천904명으로 7만9천318명(16.3%)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이 4% 불과하다.

2007년 1%, 2008년 5%, 2009년 1%씩 소폭 증가했으나 지난해에는 고용 폭을 대폭 늘린 것이다.

롯데쇼핑이 GS마트 합병으로 2009년 9천81명에서 지난해 2만1천983명으로 직원이 급증하는 등 일시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고용 증가폭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고용없는 성장'이 굳어지는 분위기가 반전된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에 대기업이 성의를 표시하며 나타난 `반짝 효과'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직원 수를 8만5천명 안팎으로 묶어두다가 지난해 9만5천959명으로 1만명가량 늘렸다.

지난해 고용 증가의 상당 부분을 삼성전자가 채운 것이다.

직원 수가 많은 현대차는 153명 늘리는 데 그쳤고, 기아차는 오히려 17명이 줄었다.

현대중공업과 한진중공업도 직원 수가 감소했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국내 제조업은 2003년 이후 이익이 나도 고용을 늘리지 않았다. 기술 집약적인 산업 특성 때문이다. 지난해 고용 증가는 매우 큰 것이며 원인은 확실히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키워드는 `동반성장'…中企 고용 저변 확대해야


일시적인 채용장려 정책이나 금융위기 직후 고용위축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면 대기업의 일자리 증가는 올해부터 눈에 띄게 축소될 수 있다.

그렇다고 수익성 관리에 주력해야 할 기업에 언제까지나 고용을 강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내에 연구개발 등 핵심 부문만 남겨두고 인건비가 싼 외국으로 생산 시설을 옮기는 전략을 가로막기도 어렵다.

따라서 고용을 확대하려면 중소기업 부문의 활성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대표는 "구조적으로 대표 기업의 성장이 직접 고용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거래 관계를 개선해 중소기업의 재무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 여건이 핵심 과제라는 지적이다.

김상조 대표는 "노동을 줄이더라도 자본집약적인 방향으로 유인하는 정부의 조세정책도 `동반 성장'을 위해 개선해야 할 부문이다. 한국은 자본보다는 고용이 부족한 나라"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이준서 한지훈 기자 jun@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