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일자리 1천개 창출, 사실과 다르다"

일정규모 이상 상장기업에 `준법지원인'을 두도록 한 상법개정안에 기업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변호사단체가 이 조항을 적용할 대상에 코스닥 상장기업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 신영무 회장은 6일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준법지원인제는 대기업보다 코스닥 상장사에 더 필요한 제도"라며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것처럼) 매출액 1조원 이상으로 제한하면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일부 코스닥 상장기업의 비도덕적, 비윤리적 행태로 투자자와 국민이 막대한 피해를 보는 점을 인식한다면 장기적으로 준법지원인제를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기업의 부담과 관련해 "월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현대자동차 직원 평균연봉이 연 8천만원 수준인데 그 정도 비용이면 기업들에 그리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협은 준법지원인제가 기업의 윤리경영이라는 시대 요구에 맞는 제도임에도 여론이 `변호사 밥그릇 챙기기'로 쏠리는 점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신 회장은 "변호사 일자리가 1천개 이상 생긴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변호사만 자격이 있는 게 아니라 법학 교수나 법률 지식이 풍부한 사람 모두 준법지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적용대상이 좁게 설정되면 실제 기업이 채용할 준법지원인 숫자는 예상보다 현저히 적어질 뿐 아니라 기존 법무팀 직원 등을 먼저 고용하면 변호사 몫은 200개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협은 준법지원인 제도의 제재 조항이 없는 것에 대해 "준법지원인을 둔 회사에 대해 검찰과 법원이 기소 여부나 양형 등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제도 운영비용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준법지원인 제도는 일정 요건의 상장사가 변호사나 5년 이상 법학 강의 경력이 있는 대학 조교수 이상을 1명 이상 의무적으로 고용해 기업 경영을 감시하도록 한 제도로 내년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기업은 `옥상옥' 이중 규제에다 비용 부담이 커진다고 반대하면서 변호사들의 `밥그릇 늘리기' 목적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5일 준법지원인제가 담긴 상법 개정안의 국무회의 상정을 유보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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