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시리아의 내각이 총사퇴했다.

시리아 관영통신 사나는 모하메드 나지 오트리 총리를 포함한 각료 32명이 사임안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에게 제출했고 알 아사드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알 아사드 대통령은 새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현 내각이 국가업무를 관장하라고 지시했다.향후 수일 안에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새 내각은 시행된지 48년째인 비상사태법 폐지 등 개혁 조치를 검토하게 될 예정이다.

내각 사퇴는 그동안 정부가 시위대에 제시한 여러 개혁안에 뒤이은 조치다.약 2주전부터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자 알 아사드 대통령은 지난 25일 비상사태법 폐지 검토,공무원 임금 20%∼30% 인상 등을 포함한 개혁안을 제시한데 이어 26일에는 정치범 260명을 석방했지만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이에 시리아 정부는 부패척결,언론 관련법 개정,국경지대 주민 생활 개선 등을 약속한 상황이다.

정부는 개혁안을 제시하면서도 강경진압을 계속하고 있다.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에 따르면 시리아에선 시위 진압 과정에서 9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크리스 필립스 이코노미스트 애널리스트는 “내각 총사퇴 자체로는 실질적으로 획기적인 진전은 아니다”며 “다른 개혁조치가 뒤따르느냐가 문제이고 사람들은 그것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알 아사드 대통령은 30일 의회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연설은 향후 추진할 개혁 조치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이날 시리아에선 친정부 세력도 시위를 벌였다.정부는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이 집회에 참석토록 하기 위해 이날 증시를 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국영TV는 수도 다마스쿠스를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친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장면을 중계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