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가 비용 부담하는 가맹점, 유통ㆍ상생법 규제 안 받아…업계 첫 300개 점포 돌파
'개점휴업' 경쟁사와 격차 벌려
롯데슈퍼 '소형 가맹점'으로 SSM규제 넘었다

롯데슈퍼(롯데쇼핑 슈퍼사업부문)가 업계 최초로 점포 수 300개를 넘어서며 기업형 슈퍼마켓(SSM)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크게 앞서나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과 대 · 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상생법) 등 SSM규제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가맹점과 마켓999 등 소형 점포 위주로 꾸준히 출점했다. GS수퍼마켓 및 홈플러스익스프레스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23일 롯데쇼핑의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롯데슈퍼 점포 수는 가맹점 20곳,균일가숍 방식의 소형 슈퍼마켓인 '마켓999' 23곳을 포함해 300개에 달했다. 2009년 말 190개에서 1년 새 110개나 늘어난 것이다. 유통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작년 말까지 두 달 동안 18개 점포를 새로 열었다. 같은 기간 GS수퍼마켓과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각각 9개 점포를 신설하는 데 그쳤다.

올 들어서도 롯데슈퍼는 6개점을 새로 내 GS수퍼마켓(1개점)과 홈플러스익스프레스(2개점)를 앞질렀다. 이날 현재 롯데슈퍼 점포 수는 306개로,GS수퍼마켓(202개)과 홈플러스익스프레스(236개)를 크게 앞서고 있다. 지난해 매출도 롯데슈퍼가 1조4900억원으로,GS수퍼마켓(1조2000억원)과 홈플러스익스프레스(6250억원)보다 많았다.

SSM규제법 시행 이후 롯데슈퍼가 주력하는 출점 모델은 가맹점과 마켓999다. 롯데슈퍼 가맹점은 기존 개인 슈퍼를 대상으로 점주의 경영독립성을 보장하면서 상품을 공급하는 '완전 가맹' 모델로,점포비용을 대부분 점주가 부담한다. 따라서 전통시장 반경 500m 이내 SSM 직영점 진출을 제한하는 유통법과 유통업체가 총 비용의 51% 이상을 투자한 SSM 가맹점을 사업조정으로 규제하는 상생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롯데슈퍼는 유통법 통과 이후 새로 개점한 24개 점포 중 15개점을 가맹점으로 열었다. 출점 비용의 80% 이상을 회사가 부담하는 위탁가맹 모델인 GS수퍼마켓과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가맹사업이 규제법 시행 이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2009년 6월 서울 신촌역 인근에 1호점을 낸 마켓999는 신선 ·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등을 균일가로 판매하는 유통 모델로 상품 구색에서 슈퍼마켓과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슈퍼 가맹점과 마켓999는 중소상인들의 저항이나 견제가 상대적으로 작은 모델"이라며 "규제법 시행 이후 출점에서 경쟁 업체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롯데슈퍼는 영업보고서를 통해 올해 100여개 점포를 새로 내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SSM 업체들이 1차 목표로 잡고 있는 '400호점'을 올해 말 달성하게 된다. 롯데슈퍼는 최근 이사회에서 경기 포천과 분당 안산 등에 7개 직영점을 내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유통 상권의 70%가 제한을 받는 등 규제 지역이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설정돼 출점 목표 달성이 힘들어졌다"며 "올해는 규제를 받지 않는 가맹점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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