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3일 정식 취임했다. 신한금융은 이날 오전 중구 태평로 본사에서 주주총회와 임시 이사회를 열어 한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추대했다. 한 회장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은행권에 몸담다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때 참여해 종합기획부장, 인사부장을 거쳐 당시로써는 행 내 2인자였던 상무에 오른 뒤 임원을 세 번 연임했다. 신한생명 사장 시절에는 차세대를 열어갈 `4룡'으로 꼽혔다. 한 회장은 이날 오후 취임식을 한 뒤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이사회는 또 이날 남궁훈 전 생명보험협회장을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남궁 의장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행시(10회)를 거쳐 재정경제원 심의관, 옛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예금보험공사사장, 금융통화위원 등을 역임했다. 한 회장의 서울대 법학과 1년 선배인 남궁 의장의 선임으로 한 회장이 라응찬 전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이사회 내에서 목소리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총에서는 지배구조를 회장, 사장 공동 대표이사에서 회장 단일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는 안건과 사외이사 수를 8명에서 10명으로 늘리는 이사회 개편안, 이사 선임안, 주당 750원의 배당 시행 안건도 통과됐다. 이사 보수 한도는 사장직 폐지에 따라 작년보다 25억원 줄어든 60억원으로 결정됐다. 신한금융은 이와 별도로 사내이사가 5년 뒤부터 행사할 수 있는 장기성과연동형 주식보상(PS)을 최대 7만1천주 부여하기로 했다. 한 회장은 "30년간의 성공에 도취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지 못하고 주주들에게 큰 걱정과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그룹을 대표해 사과드리며, 사과로부터 새로 출발할 것"이라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신한금융 본래의 모습을 찾기 위한 노력을 통해 주주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 시민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성숙한 모범 금융그룹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회장은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의 타계 소식을 전하면서 주주들에게 고인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회장 직무대행 임기를 마친 류시열 전 회장은 "경륜과 포용력, 리더십이 크게 돋보이는 한 회장에게 넘기고 가게 돼 더 큰 희망을 보면서 떠나게 됐다"며 "이 땅 내 순수 민간자본에 의한 유일한 금융회사가 세계적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계속 지켜보고 성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석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신임 감사로 내정했다. 이 감사 내정자는 퇴직 전 3년간 수행한 업무와 관련이 있는 민간 기업에는 퇴직 후 2년간 취업할 수 없다는 공직자윤리법 규정상 다음 달 초까지 취임할 수 없으며 이후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확인을 받아야 취임할 수 있다. 이 내정자가 취임하기 전까지는 임기 만료된 원우종 감사가 감사 업무를 계속 수행해야 한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