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헤지펀드와 외환 딜러들이 미 달러화 하락에 대거 ‘베팅’하고 있다. 막대한 재정적자 등으로 인해 ‘안전 자산’으로서 미 달러화의 매력이 떨어진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르면 다음달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달러화 공매도(Short) 포지션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일주일 동안 28만1099계약에 달해 전주 20만564계약에 비해 급증했다. 이는 CME에서 달러화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 규모가 390억달러로, 115억달러 늘었다는 의미다.

390억달러의 공매도 규모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지금까지 최고였던 2007년의 360억달러를 뛰어 넘는 액수다. CME의 공매도 규모는 헤지펀드들의 움직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헤지펀드 등 투기적 거래자들은 달러화를 내다파는 대신 유로화 보유를 늘리고 있다. CME에서 유로화가 달러 대비 상승할 것에 베팅한 자금 규모는 같은 기간 88억달러로 2008년 1월 이후 최대였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총재는 지난 3일 금융통화정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한 경계가 필요하다” 며 “당장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후 다음달 금리인상설이 시장에 확산되면서 지난 주말 유로화 가치는 4개월 만에 최고치인 유로당 1.3997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올 들어 최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1월의 유로당 1.2871달러에 비해 9% 급등한 것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