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WMD)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알았더라면 2003년 이라크 침공을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자신의 회고록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Known and Unknown)의 출간을 계기로 주요 언론과 인터뷰에 적극 나서고 있는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은 이날 CNN 일요대담 프로그램에 나와 이같이 말했다.

럼즈펠드 전 장관은 지난 7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이라크의 WMD 관련 정보가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했으나 “이라크에 WMD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다르게 행동했겠는가”라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모호하게 답하고 넘어갔다.그러나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WMD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라크전 개전도 없었을 것이라고 보다 분명히 언급,이라크 침공의 부당성을 시인한 셈이다.

럼즈펠드 전 장관은 이라크를 침공하고 사담 후세인을 축출한 데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이라크가 WMD를 보유하고 있다는 정보보고서가 가장 큰 이유였다고 말했다.그는 이라크가 WMD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지 않았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침공하지 않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라크가 WMD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는 첩보를 제공해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던 인물로 일명 ‘커브볼’로 불려온 라피드 아흐메드 알완 알-자나비가 최근 자신이 WMD의 존재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시인한 사실에 대해 럼즈펠드 전 장관은 ‘커브볼’을 직접 비난했으나 이에 속아 넘어간 미 정보기관에 대해선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존재로 인해 전 세계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사과를 하고 돌아다니지만 나 자신은 미국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탄 것은 대단한 업적을 이뤘기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의 희망 때문에 받았을 것이라고 말해 오바마의 노벨상 수상을 평가절하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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