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무 법무법인 세종 고문 변호사(66 · 사법시험 9회 · 사진)가 차기 대한변호사협회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3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2011년도 정기총회를 열어 변협 회장 후보자 및 신임 회장을 선출했다. 신 변호사는 이날 총 유효투표 5035표 중 2601표를 얻어 2434표를 얻은 하창우 변호사(56)를 167표 차이로 따돌렸다. 대한변협은 오는 28일 대의원 총회를 열어 각 지방변호사회가 추천한 후보를 놓고 간접선거로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지만 서울변회 소속 의원이 대의원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신 변호사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신 변호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젊은 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성세대들은 변호사로 편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젊은 변호사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특별기구를 만들어 젊은 변호사들이 꿈과 희망을 갖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보 변호사들이 법원 검찰 등에서 보조역할을 하는 로클럭(법률연구관) 제도 등 젊은 변호사들이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정부가 변호사를 대량 생산해 놓고 그들을 헤매게 하고 있다"며 "잘 키워놓은 인재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로스쿨 1기 졸업생 배출을 불과 몇개월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업무 연수와 처우 등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로스쿨 제도 시행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했다.

신 변호사는 1980년 법무법인 세종을 설립한 이래 30년간 이끌며 국내 5대 로펌으로 키웠다. 하지만 이번 변협회장 선거 출마를 위해 신 변호사는 세종의 대표변호사직을 사임했다. 그는 당선소감을 통해 "로펌의 창립자로서 개인적인 영예를 뒤로 하고 공익을 위해 모든 것을 쏟겠다"며 "법률가들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변협회장의 직선제 선출을 둘러싼 서울변회와 대한변협 간 갈등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법무법인을 이끌며 조직원들의 화합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내는 방법을 배웠다"며 "이 같은 경험을 살려 회원들이 변협 일에 주인의식을 갖고 힘을 합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오욱환씨

한편 이날 치러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선거에서는 총 5100표의 유효표 중 오욱환 변호사(51 · 24회)가 1078표를 얻어, 1052표를 얻은 나승철 변호사(35)를 불과 26표 차이로 제치고 차기 회장으로 당선됐다. 오 변호사는 "젊은 변호사들이 생계를 걱정하는 수준"이라며 취업 지원센터 운영과 변호사시험 합격률 조정 등 자신의 공약을 실행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