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유심 美펜실베니아대 교수가 말하는 리더십
리더십은 정치인이나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에게만 요구되는 자질이 아니다. 한 부서나 소규모 팀을 이끌 때도 필수적이다. 어떤 선택과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자신뿐 아니라 다수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이자 리더십 및 변화관리센터를 맡고 있는 마이클 유심 교수(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리더십은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지속적인 훈련과정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며 "결정적 선택을 내려야 할 '고(go) 포인트'에서 역사적 인물이나 훌륭한 경영자들은 어떤 판단을 했는지,실패로 이어졌다면 왜 그랬는지,자신이라면 어떻게 대응했을지를 분석적으로 사고하며 터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더십'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리더십이란 '올바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따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치역사학자인 제임스 맥그리거 번즈는 '소명(calling)'이라고 일컬었다. 리더십은 주어진 조건에서 그 이상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기업에서의 리더십은 직원들이 일을 더 잘하도록 북돋워 주어진 '자원'에 뭔가를 더하는 것이다. 또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위해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전략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

▼리더십은 타고나는 능력인가.

"어떤 사람들은 '타고 난' 리더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리더십은 평생에 걸쳐 학습되고 연마되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4000명이 넘는 경영대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에게 리더십을 필수과목으로 듣도록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리더십을 기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몇 가지 방법이 있다. "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나.

"다섯가지 방법이 특히 효과적이다. 첫째,다른 사람을 관찰하고,역사책을 읽고,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기의식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는 것이다. 둘째는 리더십 경험이 더 많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멘토링이나 코치를 받는 것이다. 셋째,뭔가 익숙지 않은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할 기회를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넷째,과거의 리더십 관련 행동을 자주 평가해 무엇이 달라질 필요가 있는지 파악하고 다섯째,실패나 역경에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

▼역경에서 리더십을 키운 예를 든다면.

"세계 최대 인터넷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의 존 체임버스 최고경영자(CEO)에게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CEO가 눈앞이 캄캄할 정도로 힘든 상황에 처한 적이 있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체임버스는 2000~2001년 인터넷 거품이 터졌을 때라고 답했다. 70% 성장하던 매출이 40% 감소하고,주가가 80%나 곤두박질쳤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체임버스를 비롯한 시스코 경영진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개발하고 고객의 요구에 더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였다. 역경에서 한층 강해진 리더십 덕분에 거의 문을 닫을 뻔했던 회사가 되살아났다. "

▼글로벌화와 웹 기반 비즈니스 확대 등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리더십에서 특별히 중요해진 측면이 있나.

"전략적인 사고나 설득적인 의사소통 기술,결단력 있는 행동 등 리더십의 핵심 요소는 과거나 현재나 똑같이 중요하다. 여기에 덧붙여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커지고 변화가 빨라진 세상에선 △리스크 매니지먼트 △장기적인 역할과 단기적인 이해의 균형 △조직의 최일선에서 나오는 신선한 아이디어나 경고에 대한 능동적인 청취 능력이 중요하다. "

▼톱 경영진과 중간관리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은 어떻게 다른가.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전략을 만들고,이를 실현시키는 것 등 리더십의 많은 요소는 고위 경영진이나 중간관리자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된다. 다만 고위 임원들은 이사회와 주요 투자자 및 관료들을 '리드'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에 비해 중간관리자들은 부하직원뿐 아니라 동료,파트너,상사를 '리드'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중간관리자들에겐 아래로,밖으로,위로 360도(전방위) 리더십이 요구된다. "

▼벤치마킹할 만한 리더십 프로그램을 가진 기업들을 소개한다면.

"우선 IBM을 꼽을 수 있다. 이 밖에 프록터앤드갬블(P&G),제너럴밀스,그리스의 타이탄시멘트,인도의 ICICI은행 등도 꼽을 수 있다. 이들 회사는 고위 임원들의 리더십 개발에 대한 열정과 실질적 기여도가 높고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들이 회사의 비즈니스전략과 성과 평가 및 기업문화와 강하게 연동돼 있다. "

▼와튼스쿨에선 리더십 개발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나.

"리더십 필수과목 외에 추가로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그 중 하나가 '리더십 벤처스'라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을 남극과 같은 극지로 데려가거나 미 해병대와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집중적으로 혹독한 상황을 경험하게 한다. "

▼최근 저서 '고 포인트(Go Point)'에서 역사적 교훈을 강조했는데.

"학생과 기업인들에게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놓인 리더를 상상해보게끔 한다. 예를 들면 미국 남북전쟁 당시의 정치인이나 지휘관이 됐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역사적 인물들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고 포인트'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고 그 결과가 어땠는지 되짚어 보면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상황에 닥쳤을 때 더 잘 대비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중국의 국공내전(國共內戰)부터 69일간 지하 700m 갱도에 갇혀 있는 33명의 칠레 광부들을 구출해내야 하는 상황까지 전 세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 "

▼이 시대의 훌륭한 리더를 꼽는다면.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리더 가운데 한명이다. 재계에선 인드라 누이 펩시코 CEO,류촨즈 중국 레노버 회장 등을 꼽을 수 있다. 누이 CEO는 2006년 펩시코 CEO가 된 뒤 '사업에 좋은 것과 세상에 좋은 것'을 결합시키면서 '목적을 가진 성과'를 향해 회사를 이끌었다. "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마이클 유심 교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경영학 교수이자 리더십 · 변화관리센터 책임자다.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경영대학원(MBA)과 경영자MBA 과정에서 경영과 리더십에 대해 강의하는 한편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과 기업지배구조,변화 등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와튼 리더십 다이제스트' 편집장이며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활발한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리더십 모멘트(The Leadership Moment)''상향리더십(Leading Up)''인도 방식(India Way)''고 포인트(Go Point)' 등이 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