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이명박 대통령의 ‘6자회담을 통한 북핵폐기’ 언급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매체들은 30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9일 외교통상부 새해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북한의 핵 폐기를 6자회담을 통해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WP는 이와관련 “이 대통령이 국제적 대화를 북한의 핵프로그램 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필요한 수단으로 언급했다” 면서 “이는 오랫동안 중단된 회담의 재개를 위한 좁은 창(narrow window)을 열어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WP는 새로운 회담 재개를 위해 앞으로 많은 장애물들이 있지만 수주 동안의 강경한 발언 뒤에 나온 이 대통령의 언급은 한국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오로지 군사력에만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WP는 이어 한국이 북한과의 양자 대화를 추구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면서 향후 방안에 대한 논의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간 다음달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도 이 대통령의 언급은 한국 측이 내년 대북정책에서 6자회담 복귀 의지를 시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2년 전 중단된 회담 재개를 위해 지난 수개월간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공식적으로 회담 참여를 거부한 북한은 회담 참여의사를 보이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이나 미국,일본은 북한이 협상에 대해 진정한 의지를 보이고 핵 개발을 중단한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런 입장에는 국제사회에서 이미지 개선을 원하는 러시아도 가세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 뒤 대통령 측근과 통일부 관리들은 한국이 즉각적으로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면서도 남북한이 직접 협의를 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