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북반구의 미국과 유럽 등은 폭설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반면 남반구의 호주는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특히 호주 동부 퀸즐랜드 보웬분지와 뉴사우스웨일스 헌터밸리에 평년의 5배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석탄 생산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이에 따라 북반구 한파로 이미 들썩이고 있는 에너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주의 2위 석탄생산 업체인 리오틴토는 보웬분지에 있는 헤일크릭,케스트렐,블레어아솔,클레몬트 4개 탄광의 생산에 대해 ‘불가 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불가 항력이란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계약 당사자가 통제할 수없는 사유로 인해 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거나 계약 이행이 지연될 때 계약 당사자의 책임이 면제되는 제도다.

리오틴토는 폭우로 인한 총 피해가 어느정도 인지,생산 중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퀸즐랜드의 주도 브리즈번의 이달 강수량은 1859년 이래 12월 기준으로 최대였고 터로울라 지역은 1970년대 관측이 시작된 이래 월 구분없이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보웬분지의 최대 도시인 에메랄드시엔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고 퀸즐랜드 노고아강의 다리가 폐쇄되면서 퀸즐랜드주 동서를 잇는 고속도로가 끊겼다.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퀸즐랜드주 38개 지역을 재해지역으로 선언하고 200만달러의 긴급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WSJ은 호주의 석탄생산 차질로 에너지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호주는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으로 연간 수출 규모가 510억달러에 달한다.철강 생산의 핵심원료인 점결탄(coking coal)의 3분의2(해상교역 기준)와 태평양 지역에서 거래되는 발전용 석탄(thermal coal)의 3분의1을 공급한다.

호주 시드니 소재 우드맥킨지의 벤 윌러시 애널리스트는 “강 점결탄(hard coking coal)은 가격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 확실하고,반무연탄(PCI coal)도 아마 가격이 오를 것” 이라며 “뉴사우스웨일스 지방의 폭우는 뉴캐슬에서 생산되는 발전용 석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 기후가 지속되면서 글로벌코울 ICE 발전용석탄 최근월물은 지난 9월 말 t당 96.7달러에서 117달러로 21% 뛰었다.퀸즐랜드 지역의 우기가 끝나는 4월 말까지는 폭우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