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사회야말로 '영리하게' 운영해야 하며,이사진의 활용도가 기업경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영월간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12월호에서 성공적인 이사회 운영을 위한 3계명을 제시했다.

로버트 포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겸 MFS투자회사 명예회장은 최근 연구에서 "변호사 몇 명을 끼워 구색 맞추기 식으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건 장기적으로 볼 때 기업에 손해"라며 "이사회를 적극 활용하면 생산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이사회의 거품부터 빼라고 주문했다. 이사회는 6~7명 규모가 가장 적당하다. 이들을 청취,보상,임명 등을 각각 담당하는 소위원회 세 곳으로 세분화하면 더 효율적이라는 게 포젠 교수의 설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타격을 입었던 금융회사들은 한결같이 이사회의 덩치가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컨설팅업체는 이사진 수가 11명이 적절하다고 하지만 규모가 커지면 결정을 내릴 때 우왕좌왕하며 효율성이 떨어지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포젠 교수는 또 전문가들로만 이사회를 구성하라고 권한다. 씨티그룹은 2008년 초반까지 화학업체,통신회사,인문학 교수 출신 등 다양한 인물로 이사회를 구성했지만 점점 복잡해지는 추세에선 적절한 방법이 아니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해당 업종의 큰 줄기뿐 아니라 지엽적인 사항들까지 꿰뚫고 있는 '진짜 전문가'로만 이사진을 채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사회 운영도 중요하다. 이름만 걸쳐놓고 보수를 챙기는 '요식 이사회'를 막는 것은 기업의 역할이다. 이사회 구성원들이 해당 기업에 본인의 시간을 아낌없이 쓰면서 적극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씨티그룹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18명으로 이뤄진 이사진을 7명으로 추렸다. 이들은 1년에 일곱 차례 만나 종일 토론했으며 연간 200시간 이상 회의를 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