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나눔경영이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유발하고,소비자들의 호응에 따라 움직이는 '소셜 나눔'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일방적인 기부 형태의 문화에서 벗어나 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기업만이 아닌 소비자들의 변화까지 이끌어내고 있어 기부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셜 사회공헌' 개화

대표적인 것이 현대자동차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댓글' 기부다. 현대차는 최근 광고 등을 통해 '여러분의 댓글로 차를 선물해주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을 비춰주며 소비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던진다. 일정 개수의 댓글이 넘어서면 광고에 등장했던 이웃들에게 현대차의 자동차를 선물한다는 내용이다.

현대차의 이런 댓글 기부는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켜 '소셜 사회공헌'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트위터'를 통한 기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스마트TV 트위터(twitter.com/smasungsmarttv)를 개설한 뒤 기부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팔로어(follow)'해 돕고 싶은 어린이 자선단체 이름과 이유를 적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추천한 어린이 자선단체 중 3곳을 선정해 올해 말께 해당 단체에 스마트TV를 기증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소 스마트TV를 접하기 어려운 미래 꿈나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앞으로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기부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나눔경영 화두는 '글로벌'과 '함께'

올해 우리 기업들이 펼친 사회공헌 화두 중 하나는 '글로벌 나눔'이었다.

포스코는 국내외 전 사업장에서 동시에 4만50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하는 '포스코 패밀리 글로벌 볼런티어 워크'를 열었다.

LS그룹은 매년 대학생 해외봉사단을 인도 베트남 등의 오지마을에 파견해 아동교육과 문화교육 등을 펼치고 있다.

사회봉사 활동에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뛰어드는 것은 기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과 함께 예비 사회적 기업을 찾아 폐자전거를 수리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과 임직원들도 최근 마포구 1500세대에 김장김치를 전달하는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를 진행했다. GS칼텍스는 최근 서울과 부산,대구 등 전국 7개 도시에서 일주일간 임직원 400여명과 가족들이 소외된 이웃을 방문해 소원을 들어주는 소원성취 릴레이 봉사활동을 펼쳤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임원 승진자들에게 임원 명의로 된 기부카드를 전달하기도 했다.

◆시민영웅 지원,천연기념물 보호 등 이색 운동 봇물

이색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많아지고 있다. LG그룹은 올해부터 'LG 사랑의 다문화 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중국어와 베트남어 등 외국어와 과학에 재능이 있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선발해 한국외국어대와 KAIST 교수진에게 직접 지도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용감한 시민정신을 발휘한 '시민영웅'과 소방관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순직한 소방관 18명의 유족들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고 자녀 100명에게 매년 3억원의 교육비를 지급하고 있다. 또 이웃을 위해 숨지거나 다친 시민영웅을 발굴해 '올해의 시민영웅'을 선정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지킴이 프로그램을 통해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을 보호하는 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KT는 전국 1000여개 지역아동센터와 결연해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에게 교육과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최근 강원도 양구에 있는 육군 백두산부대를 찾아 병영도서관을 기증하기도 했다. 코오롱은 저소득계층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들을 위해 드림캠프를 열고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